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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리버풀, 프리 시즌의 마무리

by wannabe풍류객 201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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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리버풀은 기자 회견을 열었다. 사실상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홈에서 열리는 첫 기자 회견이다. 여름에 영입한 스튜어트 다우닝, 조던 헨더슨, 찰리 아덤, 도니가 공식적으로 선을 보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각각 난 리버풀 밖에 몰라요, 친척들과 친구들이 전부 선더랜드 팬이지만 난 리버풀 선수, 이제 경기복을 자신이 안 빨아도 되니 좋다는 말로 인상을 남긴 세 선수는 2011-12 시즌 리버풀의 성적을 책임질 중요한 선수들이다.

이제 프리 시즌은 발렌시아와의 경기만을 남겨두었다. 경기를 보지 못해 지루했던 시간은 곧 끝날 것이다.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의 새 시즌이 열흘 정도 후인 8월 13일에 시작된다. 리버풀은 다음 주 토요일 현지시각 15시에 선더랜드 원정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Anfield, Liverpool
Anfield, Liverpool by AndyNugen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예년과 달리 이번 프리 시즌 경기들은 거의 보지 않았다. 별 의미도 없는 경기들이었고, 매 경기 3골씩 헌납하는 진기록을 이어가는 허술한 수비를 감안하면 안 보길 잘했다. 그러나 그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경기장을 찾거나 TV나 인터넷을 이용했다.

프리미어 리그가 상업적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확한 사실이나, 갈수록 그 정도가 심화되며 우려가 깊어진다. 이번 여름 유난히 많은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해외로 떠나 장사를 했다. 스타들을 직접 만나고 싶은 해외의 EPL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하겠으나, 클럽 스폰서들의 요청에 의해 감독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도 많았다. 리버풀의 아시아 투어가 극명한 사례다. 이번 투어의 사진 속에는 메인 스폰서인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로고가 어디에나 있다.

리버풀은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터키, 노르웨이를 오가는 피곤한 비행 여정을 보냈다. 이런 스케줄 속에서 치러지는 '친선' 경기는 그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2군 성격의 팀을 경기장에 종종 내보냈던 이번 프리 시즌의 허약한 수비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므로 그 경기력을 두고 리버풀의 수비가 취약하다고 단정짓는 것도 섣부르다. 물론 왼쪽과 중앙 수비수 보강은 여전히 필요하다. 

어떤 경기에는 폴슨, 데겐, 조 콜처럼 방출 대상의 선수가 주축을 이루기도 했다. 이런 선수들이 모인 팀의 경기력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하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팔아야 할 선수들이 이 정도는 한다는 걸 잠재적 구매자에게 보여주기 혹은 리버풀이 확인하기 위함인지 모르겠으나 후자의 이유라면 철저한 실패다. 아퀼라니를 제외하면 내보낼 선수들의 대부분은 리버풀에 남아야 할 이유를 보여주지 못했다. 

불가피하게 가져야할 피곤할 일정 중에 주전들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이유였다면 어떨까. 그러나 이 경우엔 일정 자체를 피곤하게 만든 것이 잘못이다.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아서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리버풀의 상업적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챔피언스 리그에 참여하지 못 하는 시간이 길어져도 언제까지고 팬들이 리버풀을 사랑할까? 또 시즌이 시작되어 치열한 경기를 갑자기 치르게 될 주전 선수들이 잘 할수 있을까? 새로운 선수들이 주전으로 올라설 이 리버풀 팀은 발을 맞출 시간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닐까? 긍정적 요인들이 많지만 이번 프리 시즌은 걱정스러운 면모도 많이 보인다.

폴슨, 데겐, 엘 자르는 데려가는 팀이 없는 것 같고, 은곡, 인수아, 조 콜, 아퀼라니는 어떤 식으로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왼쪽 수비수로 뉴캐슬의 호세 엔리케의 영입 가능성이 며칠새 급등했고, 중앙 수비는 스콧 단, 개리 케이힐이 여전히 언급되고 있으나 클럽이 영입을 서두르는 것 같지 않다. 이 정도의 보강이 있으면 이번 여름 영입은 끝날 것이다. 아쉬워할 사람이 많으나 박주영 영입 가능성은 영국 주요 언론에서 여전히 언급되지 않는다. 

리버풀의 프리 시즌은 이번 토요일 발레시아와의 홈 경기로 끝난다. 전에 없이 빠른 영입 움직임으로 심심함은 덜 했으나 올해 100m 파운드 이상을 퍼부은 스쿼드가 그 값어치를 할 것인지 아직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이번 시즌 첫 홈 경기인 발렌시아 경기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번 시즌의 미래를 엿볼 잣대가 될 것 같다. 구단주 헨리의 4위권 진입을, 케니나 아덤은 우승도 엿볼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 자신감이 내년 5월까지 그대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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