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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아퀼라니와 메이렐레스의 거취

by wannabe풍류객 201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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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블로그를 방문한 분들께 거듭 말한 것처럼 리버풀에 대해 참 쓸 것이 없는 나날이다. 친선 경기의 경기력이나, 소소한 이적 루머에 대해 말할 수도 있겠으나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혹은 주요 현지 언론의 큰 기사들에 많이 의존했던 내 포스팅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근래 리버풀을 보며 아퀼라니와 메이렐레스가 과연 곧 시작될 새 시즌에 리버풀에 남아 있을 것인가가 궁금해진다. 7월 이전의 상황을 보면 분명히 둘 다 떠날 선수들이었다. 아퀼라니는 지난 시즌 유벤투스 임대 이후 이미 떠나는 것이 예정되었는데, 이적이 지지부진하며 리버풀에 남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메이렐레스는 비록 지난 시즌 그럭저럭 해줬지만 헨더슨, 애덤, 다우닝 등 주전급 미드필더가 대거 영입되며 이적 대상으로 분류되었다. 

아퀼라니의 경우 근 며칠 동안 피오렌티나 이적설이 파다하다. 피오렌티나 측에서 아퀼라니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공개적인 발언이 있었고, 말이 많을 뿐 아니라 변덕도 심해 보이는 아퀼라니 에이전트도 맞장구치며 이적설을 부인하지 않는다. 코리에레 델레 스포트는 피오렌티나 단장이 잉글랜드에 가서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완전 이적이 아니라 일 년 임대 후 상황을 지켜보는 딜이 될 것 같다.

유벤투스는 16m 유로에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고 
기껏해야 6m 파운드만 낼 뜻이 있었다. 더구나 새로운 감독 콘테는 아퀼라니를 원치 않았다. 아무리 리버풀이 아퀼라니를 원하지 않아도 17m 파운드에 영입한 선수를 두 시즌만에 1/3의 가격에 팔 수는 없다(그러나 유벤투스, 피오렌티나 모두에게 10m 유로 즉 거의 반값에 팔 의향은 있다).

그렇다면 이번의 1년 임대 후 10m 유로+@로 완전 이적은 이해할만한 딜일까.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다. 아퀼라니는 유벤투스가 아니라도 이탈리아에 머물기를 원한다. 리버풀은 적어도 원치 않는 선수에게 거대한 주급을 1년 동안 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소문처럼 아퀼라니가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의 대폭 삭감을 받아들였다면 유벤투스 때와 같은 완전 이적 무산의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또 이번이 되었건 일 년 후가 되었건 다른 클럽들도 낮은 주급을 수용한 아퀼라니에게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선수를 내보내야하는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이 된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 우두머리 구단주 헨리가 트위터를 통해 아퀼라니를 특별히 언급한 것은 리버풀 잔류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아퀼라니는 아시아 투어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경기들이 이적 루머를 일축하는데 큰 의미를 둘만한 것이었을까. 오히려 장기 부상이 잦고 주급이 높아도 아퀼라니가 아직 이 정도는 보여줄 수 있음을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어필하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헨리의 트윗은 일종의 판매 혹은 협상 전략일 수 있다. 아퀼라니는 리버풀 복귀 후 99번, 이어서 98번의 번호를 배정받았다. 팀에 남아 큰 역할을 할 선수에 대한 예우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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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114 by mattythewhit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아퀼라니는 현재 공식적으로 98번이지만 적어도 친선경기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한 자리 수 셔츠를 입는다.

메이렐레스는 아퀼라니보다 떠날 가능성이 낮은지 모르겠다. 아시아 투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유럽에 남아서 이적 협상을 할 것이라는 텔레그라프 로리 스미스 기자의 추측에서 절정에 달했던 이적설은 최근 꽤 잠잠해졌다. 메이렐레스 자신이 중국에서 다음 시즌 리버풀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말을 했고, 말레이시아를 떠나면서는 그곳 팬들에게 다음에 또 만나자고 말한 것이 오피셜 뉴스로 게재되었다. 말레이시아의 발언에 대한 오피셜 뉴스는 그곳의 팬들이 "하울은 머물러야 한다"를 연호하는 와중이었다는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사실 리버풀 측에서 메이렐레스가 내보낼 선수라고 딱부러지게 말한 적은 없다. 다만 하울의 주급 인상 요구가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위에서 말했지만 미드필더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이적료를 받아낼 수 있는 선수이기에 그의 이적설이 제기된 것이었다. 그는 요바노비치처럼 아예 번호를 뺏기거나 아퀼라니, 인수아, 데겐처럼 90번대 후반의 번호를 받은 것도 아니고 여전히 리버풀의 4번을 차지하고 있다. 오피셜 사이트의 내용만 봐서는 메이렐레스의 이적이 7월초까지의 추측처럼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메이렐레스 이적이 발생할 가능성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리버풀이 정말 메이렐레스를 팔지 않기로 결정했을까? 내가 보기엔 아퀼라니 이적이 완료되는대로 메이렐레스의 이적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이탈리아로의 이적이 예상되고 있기에 한꺼번에 파는 건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존 헨리가 아퀼라니를 칭찬하며 페이크 모션을 취한 것처럼 리버풀은 무수한 정황 증거에도 불구하고 메이렐레스를 안 파는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혹은 메이렐레스의 작은 부상이 선수의 빠른 이적을 막았던 것인지 모른다. 
 
메이렐레스는 좋은 선수이므로 여름에 이적시키지 못하더라도 팀 전력에 해가 될 것은 없다. 게다가 엄청나게 저렴한 주급만 줘도 된다면야. 그러나 
메이렐레스가 정말 리버풀을 사랑해서 팀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면 모르겠으나 선수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불만을 가질 것이므로 오래 잡아둘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헐 시티와의 친선 경기에서 드러난 허술한 수비력을 감안할 때 메이렐레스를 팔고 서둘러 수비를 보강하는 것이 팀 전체의 균형을 위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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