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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박지성 같은 아시아 선수 영입 등 리버풀에 대한 스탠다드 차타드의 냉정한 희망 사항

by wannabe풍류객 201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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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를 대신해 현재 리버풀 선수들이 입는 셔츠의 앞자리를 차지한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이 리버풀에 대한 몇 가지 희망사항들을 밝혔다. 그 중에는 박지성의 이름을 거론하며 리버풀이 그런 선수, 아시아의 선수를 영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다. 

"리버풀이 저희를 위해 그리고 제 생각에 프리미어 리그를 위해서도 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은, 만약 그들이 아시아에서 온 외국 선수를 성장시킬 방법이 있다면...—누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박지성이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 거에요.

"아시아와 중동의 시장들은 매우 민족적이에요.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자랑스러워하죠. 
 
"[경기]는 큰 이벤트가 되었어요. 한 선수가 한 경기에 나오면, 가령 프리미어 리그의 두바이 선수라고 칩시다, 두바이 전체가 그 경기를 보게 만듭니다.
http://www.clickliverpool.com/sport/liverpool-fc/1212891-liverpool-fc-sponsors-want-asian-players-to-enchance-profile.html?

"저희가 영업하는 시장들의 국가의 선수들을 클럽[리버풀]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75개국 전부에서 데려오지는 않겠지만 리버풀이 몇 명만 영입한다면, 만약 한국인, 인도인, 중국인 한 명씩, 박[지성]이 한국 내 중계 측면에서 유나이티드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한 번 보세요. 

"우리가 이것을 지시할 수는 없어요. 그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정도로 훌륭해야만 해요. 리저브 팀에 있는 선수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샌즈씨는 리버풀이 달글리쉬도 참석했던 은행과의 첫번째 대화 때부터 은행이 아시아 선수를 원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우리가 협상했던 다수의 다른 클럽들보다 상업적 기회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어요. 

"리버풀이 제2의 박지성으로 백만 장의 셔츠를 팔 수 있다면, 왜 시도하지 않겠어요?"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premier-league/liverpools-16320m-sponsors-admit-concerns-over-player-behaviour-2258708.html? 

 
대표적인 두 개의 기사를 번역했다. 내용이 유사하지만 위의 내용은 스탠다드 차타드의 기업 관계 혹은스폰서 관련 수장인 개빈 로스가 말했고, 아래는 같은 은행의 사장 피터 샌즈의 말이다. 

리버풀이 아시아의 훌륭한 선수를 영입한다면 리버풀과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모두에게 상업적 이익이 될 것이 분명하다. 리버풀은 아시아 내 인지도와 셔츠를 비롯한 상품 판매로, 스탠다드 차타드는 아시아가 자신들의 주된 시장이므로 리버풀의 명성을 이용해 더 많은 노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은 사상 최대 규모의 셔츠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상대방인 리버풀이 더 유명해지는 것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바라고 있다. 그러나 샌즈의 말처럼 스폰서가 클럽의 영입 정책을 지시할 수는 없다. 아마 이 기사를 보며 한국 언론들은 리버풀이 한국 선수를 당장 영입할 것처럼 보도하겠지만 리버풀의 감독 그리고 스카우트 팀이 원하는 한국 선수가 없다면 당연히 한국 선수 영입도 없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아주 분명한 일인데, 선수 영입에는 필연적으로 이적료가 필요하고 경기에 잘 나오지 않는 후보 선수 덕분에 아시아내 셔츠 판매가 지불된 이적료를 상쇄하고 추가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정도로 급증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어떤 이유에서건 아시아 선수가 영입되었는데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선수의 출신 국가로부터 클럽에 대한 불필요한 반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샌즈가 말한대로 리버풀이 아시아 선수를 영입했을 때의 이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면, 그리고 리버풀과 은행의 계약이 2009년 9월에 체결되어 이미 많은 시일이 흘렀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클럽에서 원하는 아시아 선수가 없다고 봐야 한다. 적어도 시급한 일은 아니다. 아마도 리버풀은 주요 포지션의 보강이 끝나서 팀의 안정적인 경기력이 확보된 이후에 그야말로 상업적인 기회를 위해 아시아 선수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선수 영입 이외에도 스탠다드 차타드는 리버풀에 대한 몇 가지 바람을 더 이야기했다. 케니 달글리쉬가 계속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고도 했고 앤디 캐롤이 음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은행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케니가 최소 다음 시즌까지는 리버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앤디 캐롤에 대한 언급은 오지랖이 넓다고 말해야 할 부분인데, 스폰서로서 선수의 행동이 클럽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특정 선수를 겨냥하여 경고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 며칠 전 카펠로가 캐롤에게 술을 덜 마시라고 경고한 것도 마찬가지로 경솔했다. 

또 하나 매우 흥미로운 언급이 있는데, 리버풀이 다음 시즌에 유로파 리그조차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자신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주요 고객인 아시아인들은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가 중계되는 새벽 시간에 대부분 자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프리미어 리그가 영국 현지 시각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짜여진만큼 아시아 사람들이 리그 경기들은 늦은 밤에 보고 잘 수 있지만 유럽 대회는 그야말로 마니아가 아니면 챙겨보기 힘들다. 리버풀로서는 유럽 대회 진출이 재정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 메인 스폰서의 이익과는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스폰서가 자신들의 이익에 관련된 부분만 중시하는 솔직하고 냉정한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현실에 놀라게 된다.  

가장 경악할 발언은 작년 한 해 동안 리버풀 구단주 교체의 잡음의 시기마저 스탠다드 차타드에게는 이익이었다는 말이다. 논리는 이렇다. 원래 스폰서십 체결 당시 리버풀은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친 클럽이다. 그러나 그 시즌 리버풀의 성적은 리그 7위,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6위에 머물러 있다. 즉 성적으로는 스폰서십을 맺으며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오히려 클럽이 시끄러워서 언론에 많이 노출된 것이 은행으로서는 이익이었다는 것이다. 스탠다드 차타다의 회사 이름은 리버풀의 감독, 선수의 모든 운동 관련 용품에서부터 리버풀 기자회견장의 배경까지 온갖 장소에서 리버풀과 함께 노출된다. 클럽이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것이 스폰서에게는 무관한 일 혹은 클럽에는 아니지만 자기들에게는 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매정한 시장 논리에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리버풀의 방한 가능성이 논의된다는 뉴스는 리버풀에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은근한 압력을 꾸준히 넣는 스탠다드 차타드 때문에 나왔는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K리그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최근의 소식을 보며 역대 최고의 돈을 지불하는 스폰서를 얻은 대신 리버풀이 잃은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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