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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둘러싼 희극

by wannabe풍류객 201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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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심심한가 보다. 아니 영국 언론이 심심하다고 해야 정확할까. 그다지 중요해보이지 않는 일이 부각되고 그럴수록 치부가 드러난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이슈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존 테리가 주장으로 복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스날의 윌셔와 리버풀의 캐롤의 21세 이하 대표팀 소환 문제다. 

존 테리가 브리지의 전 여자친구와의 불륜 사건으로 대표팀 주장 자리를 퍼디난드에게 내놓은 것은 유명한 사건인데, 정작 퍼디난드는 주장이 된 이후 부상으로 잉글랜드 경기에 거의 출장하지 못했고, 카펠로는 존 테리를 다시 주장으로 임명했다. 테리가 주장 완장을 빼앗긴 이후 주장 퍼디난드, 부주장 제라드 체제가 가동되었는데 지난 월드컵에서는 제라드가 주장이었다.  

매 경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주장이 장기 부상에 시달린다면 감독이 다른 선수를 주장으로 앉힐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테리를 복귀시키는 과정에서는 소통의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 즉, 카펠로가 퍼디난드에게 자신의 결정을 잘 설명했다면 괜찮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카펠로는 퍼디난드와 대면해서 설명하려고 했는데 만날 수 없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그 둘은 맨유와 마르세유의 올드 트래포드 경기 때 같은 장소에 있었다.

이 사건은 제라드가 스카이 스포츠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카펠로가 이 일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히며 더 문제가 되었다. 제라드가 부주장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테리의 주장 복귀는 제라드가 부주장에서도 물러나야 함(퍼디난드가 부주장이 됨)을 의미하기에 당연히 둘 간에도 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퍼디난드에게는 결과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부주장 제라드하고만 상의한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전히 카펠로는 퍼디난드와 만나지 못했고, 다음 주 이후에나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가나와의 다음 잉글랜드 경기의 주장은 개러쓰 배리다. 잉글랜드가 주전을 거의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데, 배리는 영광의 대표팀 주장 완장을 의미없는 경기에서 차게 되는 씁쓸함을 맛봐야 한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면, 윌셔와 캐롤이 이번 여름 잉글랜드의 21세 이하 유럽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지를 놓고 소속 클럽과 대표팀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윌셔와 캐롤은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선발된 선수들이므로 결국 이 둘은 성인 대표팀과 21세 대표팀 경기 모두에서 뛰어야하는 상황이다.

잉글랜드의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인 스튜어트 피어스는 두 선수를 여름의 유럽 챔피언십에 데려갈 계획이지만 아스날과 리버풀은 자기 팀의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피로가 누적되어 다음 시즌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상으로 경기 경험이 떨어진 캐롤이 여름에 국제 경기의 경험을 쌓는 것이 리버풀에 이익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대회 도중 다른 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와 강한 태클로 부상을 다시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는 35m 파운드의 역대 가장 비싼 잉글랜드 선수이므로 리버풀이 가능한 그를 아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은 22세인 캐롤이 어떻게 21세 이하(원래 명칭은 under 21 즉, 21세 미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가인데, 위키피디아를 보면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의 예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21세이거나 더 어리다면 본선 토너먼트까지 참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영어에는 '이상'이나 '이하'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인지 정식 명칭은 UEFA European Under-21 Football Championship로 21세 미만이 참가해야할 대회에 23살의 선수가 뛰는 것이 가능하다.

더불어 우연히 알게 된 통계 자료를 간략히 소개하면 잉글랜드 21세 이하 팀에서 역대 최다 출장은 46회의 제임스 밀너이고 허들스톤(33회)이 뒤를 잇는다. 제이미 캐러거가 27회로 공동 6위인게 눈에 띈다. 역대 최다 득점은 알란 시어러이고 2위는 최대의 먹튀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프랜시스 제퍼스다. 3위는 람파드, 벤트, 밀너. 스티븐 제라드는 어떤 순위에서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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