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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FA컵 준결승을 앞두고 미국으로 돌아간 리버풀 구단주들

by wannabe풍류객 201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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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FA컵 준결승을 보기 위해 리버풀에 온 줄 알았던 미국인 구단주 존 헨리와 탐 워너가 미국으로 돌아갔다. 트위터를 통해 헨리가 펜웨이 파크 근처에서 팬과 찍은 사진도 돌고 있다. 결국 그들은 리버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코몰리와 브루크너를 해고하기 위해 영국에 왔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그들은 야구를 훨씬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자신들이 소유한 레드 삭스가 시즌 첫 홈 경기를 갖게 되기 때문에 그 경기를 보러가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웸블리에서 열린다고 해도 FA컵 '준결승'을 위해 영국에 왜 올까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대서양 양쪽에 다른 스포츠의 두 클럽을 소유한 구단주로서 양쪽 팬들을 다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일인데 홈 개막 경기부터 빠지며 자신들의 근거지의 팬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기는 싫었을 테다.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도 단지 두 명의 해고가 영국 방문의 목적이었다면 비싼 항공료와 시간을 들여 영국에 올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 생긴다. 단지 전화로 해고를 통보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구단주들이 리버풀을 인수하고 자신들의 장기적 리버풀 비전의 상징으로 데미앙 코몰리를 임명한 이상 원거리 비접촉 해고보다는 리버풀에서 직접 만나 해결을 보는 것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그들의 단호함을 보여줄 좋은 방식이라 생각한 듯 하다. 


또 이번 리버풀 방문에서 그들이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와의 대화에도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워너 회장은 이번에 케니를 경질하지 않고 오히려 지지한다는 말을 함으로써 리그 성적 부진으로 인한 외부의 사임 압박을 불식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누구도 이 말이 케니에 대한 구단주들의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님을 안다. 외부적으로 워너가 이렇게 말했지만 면담 과정에서 모종의 경고가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리버풀에서 짧은 일정을 마치고 구단주들이 미국에 돌아갔는데 이는 그들이 FA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가에 대한 방증일 수도 있다. '웸블리에서 에버튼과의 더비'라는 이 경기의 타이틀은 많은 잉글랜드 축구 팬들에게 과거의 수많은 기억을 회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구단주들에게는 보스턴의 홈 경기만큼 중요하지 않다. 리버풀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그들도 필히 참석하겠지만 리그 성적, 구체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컵 대회 우승들로는 충분치 않다는 그들의 뜻이 이번 귀국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준결승 경기를 이틀 앞두고 코몰리를 해고했음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Cruyff Johan
Cruyff Johan by Slawek's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코몰리 후임에 대한 뉴스를 짧게 추가하면 BBC 등에서 보도되듯이 리버풀이 아약스, 바르셀로나, 네덜란드의 영웅 요한 크라이프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나 복수의 뉴스들이 크라이프가 리버풀로 갈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크라이프가 아약스의 자문 이사회에서 물러난다는 뉴스가 12일자로 나오며 리버풀행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뉴스에는 분명 그가 아약스에서 다른 역할을 맡을 것이 예상되고 있다. 또 크라이프는 20년 이상을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살고 있고, 아약스는 가끔 방문하고 있으므로 그가 까딸루냐를 떠나 잉글랜드에서 매일매일의 일을 담당할 것 같지도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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