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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그냥 궁금한 축구 얘기

by wannabe풍류객 200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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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좌익? 우익?

영국의 축구 기사를 종종 번역하다 보면 각 포지션을 어떻게 번역하는가의 문제에 봉착할 때가 있다. 'right wing'은 보통 '오른쪽 윙' 정도로 옮겨왔다. 오른쪽 '날개'로 해도 틀린 것은 아니고 충분히 쓸 수 있지만 그렇게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라이트 윙'으로 발음대로 쓴 적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 '한자로 하면 '우익'이잖아!'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오른쪽 날개라는 의미대로 아주 정확하다. 하지만 'right wing'을 우익으로 번역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아마 색깔론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사 때문일 수 있겠다 싶었다. 'left wing'은 무려 좌익이니 그 포지션의 선수를 좌익으로 불렀다간 검열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야구에선 좌익수와 우익수가 있다. 정작 야구의 그 포지션에는 wing이란 말이 없는데.

2. 17번과 19번

축구선수 등번호는 통상적으로 포지션에 맞게 배정된다. 규칙은 없지만 대부분은 9, 10번 공격수 식으로 흔히 쓰는 번호를 포지션에 따라 나눠주게 된다. 요즘엔 7번, 9번, 10번 등이 공격하는 선수들에게 선호되는 번호인 것 같다. 예전에 비에리는 32번이나 21번을 고집하는 독특한 취향을 보였지만 팀에서 7, 9, 10번은 분명 아무나 다는 번호는 아니다. 그래서 인터 밀란의 사모라노는 자신의 9번을 호나우도에게 빼앗기자 자신의 18번 등번호에 +를 넣어 '1+8=9'라는 항의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사모라노의 경우를 보며 문득 이런 건 어떨까 싶었다. 10번대 번호는 10+X로 보는. 그렇게 되면 특히 17번은 10번+7번이고, 19번은 10번+9번으로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20번대에서 시작하여 17번을 꿰찬 이후 8번으로 옮겼다. 그런데 다른 팀들을 봐도 종종 17번 유니폼을 좋은 선수들이 입고 있다. 현재 리버풀에선 아벨신으로 추앙받는 아르벨로아의 몫. 한편 현재 리버풀의 19번은 라이언 바벨이 차지하고 있다. 자신은 윙이 아니라 공격수로 뛰고 싶다고 여전히 말하는 그에게 공격수의 대표번호인 9번과 10번을 합친 번호를 입는 것은 꽤나 어울려보인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이 실제로 그런 기분으로 10번대 번호들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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