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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모나코가 밝힌 박주영의 아스날 이적료

by wannabe풍류객 201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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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아스날로 이적한 것은 이제 분명한 사실이다. 며칠 전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 믿지 않았지만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영입했다. 그 내막이 무엇이고, 박주영을 어떻게 쓸지는 리그 경기가 재개되어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이 곧바로 주전이 되리라 생각하기는 힘들다. 박주영 자신이 우선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할 정도로 선수 스스로도 아스날 주전이 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미 아스날은 박주영 이전에 제르비뇨, 체임벌린 같은 공격수를 영입하며 많은 돈을 지출했다. 반 페르시, 아르샤빈, 월콧처럼 이미 주전인 선수들도 있다. 작년에 영입한 샤막까지 고려하면 아스날은 박주영의 경쟁자로 넘쳐난다. 

UK - London - Ashburton Grove: Emirates Stadium
UK - London - Ashburton Grove: Emirates Stadium by wally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이런 상황에서 박주영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아스날이 그를 영입하며 지출한 이적료다. 이적료에 대해 프랑스쪽에서 그리고 잉글랜드에서도 일부 언론이 릴이 제시했던 3+2m 유로의 조건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다는 보도를 했지만 특히 잉글랜드 쪽에서 10m 파운드를 수치로 제시하며 혼란을 부추겼다. 더구나 레뀌프에서도 지난 31일 12m 유로를 언급했다.

하지만 모나코의 부회장이 레뀌프(9월 1일자 3면-아래 이미지 참조)에 아스날로부터 받을 돈은 3.5m+3m 유로라고 말하며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최초의 3.5m 유로에 이어 박주영의 병역이 연기나 해결이 될 경우 추가로 이적료가 지불되는 형식이다. 아스날은 릴보다 조금씩 더 나은 제안을 하며 모나코의 동의를 얻어냈다. 

 박주영 영입에 공을 들이던 렌이 5.5m 유로를 제안했던 경우는 있는데, 렌이 박주영의 병역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병역 문제가 명확해진 이후 박주영 영입을 고려하던 클럽의 수도 줄어들었을 것이고, 적극적 자세를 보인 릴은 6m 유로를 원한 모나코의 요구액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했다.

이런 상황이 잘 알려진 가운데 아스날이 10m 파운드 이상을 지출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비록 파브레가스와 나스리를 팔면서 많은 돈을 챙겼다고 해도 쉽게 데려올 수 있는 선수를 위해 10m 파운드 지출을 운운한 것은 영국 언론이 박주영의 상황을 너무나 몰랐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영국 주요 언론의 기사를 훑어보고 있었지만 박주영은 그다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텔레그라프와 가디언에서 하나씩 그나마 읽어볼만한 것이 있었고, 가디언 기사는 그나마도 존 듀어든의 것이었다. 이적 시장 마감을 앞두고 공식 이적 뉴스가 범람하는 가운데 박주영은 크게 부각된 이름이 아니었다.

이적 시장 마감을 며칠 앞두고 릴 이적이 거의 완료되기 직전에 아스날로 떠난 것이었으니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적이었고, 프랑스에서와 달리 영국에서는 잘 알 수 없는 선수였기에 박지성과 친척이라는 둥 국내 뉴스로도 보도된 몇 가지 해프닝들도 있었다(심지어 아스날 오피셜 사이트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박주영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국내 언론이 영국 언론의 터무니없는 이적료 액수를 그대로 받아서 크게 보도하는 것은 실망스럽다. 심지어 오늘도 박주영 이적료가 10m 파운드 이상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아스날은 유망주 체임벌린 영입을 위해 12+3m 파운드를 지출했고, 제르비뇨 영입에 12m 유로 가량을 썼다. 이적료로만 생각하면 박주영이 이번 여름 아스날이 영입한 공격수 중에서 제일 적고, 그만큼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아직 10대의 어린 선수임을 감안하면 진정한 경쟁자는 제르비뇨일 것이다. 제르비뇨는 일찌감치 영입되었고 아스날의 개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올 정도로 시즌 초반 입지가 괜찮은 편이다.

박주영은 프랑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큰 기대를 모으며 아스날에 입단했지만 이제는 주전에서 밀린 샤막의 선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기회가 생길 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빅 클럽의 기준으로는 상당히 적은 3.5m 유로의 선수지만 박주영을 믿는 이들의 평가가 옳다면, 그리고 나도 바라건대 아스날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성공할 가능성은 있다. 그가 확고한 주전이 된다면 더 좋겠지만 박주영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날이 온다면 아마 아스날이 바라는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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