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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전봉관 - '황금광시대'

by wannabe풍류객 200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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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광시대 - 8점
전봉관 지음/살림

잘 쓴 책이다. 저자의 전공이 국문학임을 감안할 때 사회과학을 하는 나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 논리를 명확하게 꽤뚫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저자도 밝히지만 많은 노력이 있었으리라. 

이 책에 대해 할 말은 어느 정도 정해져있는 편이다. 네덜란드에서 튤립을 둘러싼 투기가 벌어졌듯이 인간사에서 잊혀질만하면 반복되는 광적인 투기.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더 비싸게 살 사람이 언제까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혀 근거없고 위험한 생각들.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벌어졌던 금광, 노다지에 대한 광기는 저자의 말대로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 그대로 반복된다. 부동산 버블, 펀드에 대한 묻지마 투자. 언제나 당하는 것은 정보에 어둡고 귀가 얇은 다수의 서민. 

1930년대 황금에 대한 비정상적인 열광을 전쟁 준비를 하던 일본 군부가 조장한 것이라는 해설은 신선하다. 

금광으로 성공해 조선일보를 인수한 방응모에 대한 장은 약간 의외였다. 잘 모르는 그분에게 유감은 없지만 조선일보의 이미지 때문에 그다지 좋게 생각할 수는 없는데 저자는 말년에 험한 꼴을 본 조선 제일의 금광왕 최창학에 비해 꽤 호의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여전히 금이 많다고 한다. 다만 채산성이 맞지 않을 뿐. 

그리고 황금을 그득 심은 보물선은 없단다. 

옛날엔 돈 얼마면 실제로 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금본위제는 긴 기간을 버티지는 못했다. 미국 지폐는 신을 들먹이고, "This note is legal tender for all debts, public and private " 등 온갖 번지르르한 말로 돈의 실제 모양새를 감추지만 한국 돈은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는다. 솔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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