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버풀 & 축구

리버풀 매각 관련 재판에서 또 다시 패소한 힉스

by wannabe풍류객 2011. 2. 18.
반응형

작년 10월 리버풀 구단주였던 자신의 의견에 반해 잉글랜드인 이사들에 의해 이루어진 NESV로의 리버풀 매각과 관련된 소송을 진행중이었던 탐 힉스가 다시 한 번 영국 고등법원으로부터 부정적인 판결을 받았다.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해보면 2007년 은행 대출로 리버풀을 인수한 힉스와 질렛 두 전 리버풀 구단주들은 돈을 갚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작년 4월 리버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마틴 브로튼이 리버풀 회장으로 부임했다. 이는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RBS(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현재 국유화됨)의 조치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시점에 두 구단주는 자신들을 제약할 수 있 는 조건들에 대해 채권자인 RBS 측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실제 리버풀의 소유자인 힉스와 질렛의 뜻에 반해 5인으로 구성되었던 리버풀 이사회의 나머지 세 명의 이사들이 리버풀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있었다. 하지만 법적 논쟁의 소지는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10월에 NESV로의 매각을 세 명의 이사들이 의결하려고 하자, 구단주들이 그들을 해임하고 자신의 사람들을 심는 조치를 하며 이사들의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여 진흙탕 법정 공방이 이어졌던 것이다. 

영국 고등법원의 플로이드 판사는 처음에 NESV로의 매각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는데, 힉스 측은 뜬급없이 텍사스 법원으로부터 매각을 일시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이에 사안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넘어가 플로이드 판사가 리버풀 매각은 영국(잉글랜드) 내에서 처리될 문제이고, 매각 과정이 법적으로 문제없이 이루어졌다고 판결하여 최종적으로 리버풀 매각이 완료되었다.  

이번에 힉스가 돌아온 것은 리버풀 매각 건을 미국에서 재판할 수 없도록 한 작년 10월 영국 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플로이드는 힉스에게 다소 비판적인 내용의 판결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약간 달라진 것이 있었다. 즉, 힉스가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 부분이 처음에 헛갈렸던 부분인데 어떤 기사는 힉스의 패소라고 하고 어떤 기사는 힉스가 이긴 것처럼 보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힉스는 오직 영국에서 리버풀 매각 절차에 대한 소송을 추진할 수 있고, 이 때에만 그리고 이 소송에 관한 일에 대해서만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소송을 할 때는 일주일 전에 피고소인(RBS, 브로튼 등)에게 고지를 해야 한다. 

텔레그라프의 켈소 같은 정통한 기자들은 이번 판결로 힉스에게 소송할 수 있는 길이 남아있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힉스가 자신의 손해를 만회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주된 재판은 영국에서 이루어져야만 하고, 이미 판사는 짜증을 내고 있고, 작년 4월에 RBS와 합의하며 전 구단주들이 포기한 권한이 많기 때문이다. 또 힉스가 미국에서 소송을 할 수 있는 건은 자신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돈(140m 파운드: 두 구단주들의 합계일 것이다)이 아니라 매각 과정에서 자료와 기밀 누출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승소해도 그다지 얻는 돈의 액수가 많을 것 같지 않다. 

리버풀은 재판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이 나오자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NESV와 브로튼이 RBS와 함께 힉스와 질렛을 고소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도 했다. 브로튼은 힉스의 주장에 의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된 부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디언은 이 재판이 내년에야 (아마도 힉스가 별 이득을 보지 못하고) 끝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 구단주들과의 3년이 넘는 시간은 긴 생채기를 리버풀에 남겼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