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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유로2020 준결승 이탈리아 대 스페인

by wannabe풍류객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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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결승전이었어야 할 정도의 경기가 끝났다. 이탈리아는 지난 경기에서 현재 1위 국가인 벨기에를 무너뜨렸으므로 그 경기가 더 대단했는지 몰라도, 오히려 벨기에가 너무 쉽게 무너졌기에 이번 스페인 경기가 더 격에 맞게 느껴졌다. 하지만 결승전 같은 경기는 준결승이었고, 진짜 결승을 치를 팀은 이탈리아가 되었다.

이번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수비적인 양상을 보였다. 후반전에 키에사가 선제골을 넣은 점도 수비적 경향에 기여했겠으나, 전체적인 골 기회는 전반부터 스페인이 더 많이 만들었다. 스페인 팀에 워낙 좋은 기회가 많아서 결국 이탈리아가 이겼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정도이다.

근래에 주로 잉글랜드, 그 중에서도 리버풀 경기를 하이라이트 위주로만 보다보니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전혀 없는 이번 스페인 대표팀에는 이름마저 익숙치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준결승에서 올모의 활약은 대단했고, 부스케츠는 건재했다. 오야르사발은 기회를 몇 번이나 놓쳐서 어떤 기사의 지적처럼 루이스 엔리케가 올바른 선택을 했는가 의문이다. 아마도 주전 공격수로 삼은 모라타가 유벤투스 선수 시절이 있어 키엘리니와 보누치를 상대하는 게 버겁다고 느꼈을 수는 있다. 후반에 그가 결국 스페인의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으니 뒤돌아보면 전반부터 모라타를 투입했어야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페데리코 키에사는 이탈리아의 유일한 골을 아주 멋있게 넣었다. 그의 아버지가 현역이던 시절도 기억하는 나로서는 아들 키에사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이렇게 뛰며 활약한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직 어리지만 아버지보다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

이탈리아의 유로2020 초반의 스타는 사수올로의 로카텔리였다. 워낙 활약이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는데, 베라티가 돌아온 이후로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 중에 로카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찾아보기까지 했다(아스날과 유벤투스가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기사들을 보았고, 유베를 선호한다고 한다). 결국 그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교체로 들어왔으나 이탈리아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와 슛이 막히며 역적이 될 뻔했다.

이탈리아의 중앙 수비는 키엘리니와 보누치라는 노장들이 맡고 있는데 그들의 여유와 평정심은 대단하다. 승부차기 순서를 정하는 과정에서 키엘리니는 시종 웃으며 조르디 알바를 건드렸고 정확치는 않으나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룬 게 아닌가 싶다. 보누치는 양 팀의 1번 키커들이 모두 실패한 승부차기를 냉정하게 성공시켰다. 리오 퍼디난드는 BBC 웹사이트의 중계 피드에서 승부차기 전 이탈리아 선수들이 더 여유있어보인다며 멘탈이 중요하다는 의미심장한 관찰과 예언을 했고, 결국 이탈리아가 승리했다. 2006년 이탈리아가 오래간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때 주장인 카나바로는 키엘리니나 보누치 못지 않게 여유있었고 자신감을 내뿜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 이탈리아는 오늘 밤 경기하는 덴마크와 잉글랜드 중 한 팀과 결승에서 만나 또 한 번의 우승에 도전한다. 잉글랜드는 자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준결승, 그리고 승리한다면 결승 경기까지 치를 예정이라 이탈리아 못지 않게 이번 대회에서 우승의 운명을 띈 팀처럼 보인다. 하지만 에릭센이라는 최고 스타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준결승에 오른 덴마크가 또 다른 기적의 스토리를 준비하기 때문에 오늘 밤이 지나야 이탈리아의 상대가 분명해진다.  

 


이번 유로에 참가한 리버풀 선수들에 대해 적고 싶었는데 아까 잊었다.

 

유로에서 가장 눈에 띈 리버풀 소속 선수는 누굴까? 대회 초반으로 치면 이제는 PSG 소속이 된 바이날둠의 네덜란드 대표로서의 활약, 특히 득점이 눈에 띄었다. 웨일즈의 대니 워드도 대체로 잘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그는 현재는 레스터 시티 소속이다.

 

해리 윌슨은 웨일즈 대표팀에서 교체로 계속 출전했는데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고 오히려 멋적은 표정만 지었다. 마찬가지로 웨일즈의 니코 윌리엄스는 실점에 크게 기여했던 게 기억난다.

 

스코틀랜드의 주장 로버트슨은 열심히 했으나 득점에 기여했던 것 같지는 않고,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와 비겼지만 결국 별 소득없이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알렉산더 아놀드가 대회 얼마 전에 부상으로 이탈했고(어떤 잉글랜드 경기 이후 BBC 중계 방송 중에 인터뷰를 했다), 헨더슨도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되어 캘빈 필립스와 데클란 라이스에게 중앙 미드필드 주전 자리를 내주었다. 그 둘은 너무 잘 하고 있어서 별 일 없는 한 남은 경기에서도 헨더슨은 교체로 출전할 듯 하다. 그러나 헨더슨은 지난 우크라이나와의 8강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이자 자신의 잉글랜드 첫 골을 득점하였다. 리버풀에서도 그의 득점이 더 필요하다.

 

기억의 한계로 검색을 해보았다. 아직 안 적은 선수 중 포르투갈의 조타, 스페인의 티아고, 스위스의 샤키리가 있었다. 조타는 좋다 나쁘다 말하기 애매한 활약을 했고, 티아고는 보통 교체로 투입되는 와중에 지난 밤 승부차기에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했다. 샤키리는 활약이 좋았다고 하겠다. 스위스는 기대 이상의 경기들을 펼쳤고, 스페인에 석패했다.

 

아까 대니 워드를 적었지만 예전 선수를 치면 조 앨런이 웨일즈 주전으로 활약했고, 라힘 스털링은 잉글랜드의 주 득점원이다.

 

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남미에서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는 피르미누가 뛰는 걸 하이라이트로 잠깐 볼 수 있었다. 알리송이 출전한 경기도 있는 모양인데 브라질 주전 골리는 에데르손이라 결승전에서 두 선수를 얼마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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