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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박지성의 QPR 이적 임박 상황에 대해

by wannabe풍류객 201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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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박지성의 QPR 이적이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다. 최소한 양 클럽 간의 합의는 끝났다. 박지성이 QPR과 세부적인 계약 조건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 이에 대해서도 더 썬은 기간 3년, 주급 6만 파운드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QPR 측에서 월요일에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를 하고 있는 터라 사실상 이적 협상은 거의 끝난 것과 다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QPR이 한국인 선수를 영입한다는 뉴스가 나오자 기성용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추측을 통해 거론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드러난 선수는 의외로 박지성이었다. 이적 뉴스가 나오기 전까지 양 클럽과 박지성 등 관련자들이 모두 침묵을 잘 지킨 결과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박지성이 맨유에서 경기 출장 수가 줄어들었던 지난 시즌을 돌이켜 볼 때 박지성의 이적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 이적할 팀이 비교적 약팀인 QPR이고, 은퇴가 멀지 않은 박지성이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길 바라는 마음이 결합되어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다.


박지성이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에서 박사 과정 입학을 타진하고 있다거나, 최고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만 해도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는 이러했다. 즉 박지성이 1년 남은 맨유와의 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은퇴 그리고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하여 그가 원한다고 하는 스포츠 행정, 외교 등의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하지만 QPR로 이적한다면 그 시점이 2~3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늦어도 3년 이내에 박사 학위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수의 아버지가 말한 것을 볼 때 QPR과 3년 계약설이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신뢰성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QPR의 마크 휴즈가 박지성과 접촉했다는 등의 내용이 나오는 국내 기사에 더 볼만한 것들이 많아 보인다. 해외 기사를 인용한 국내 기사는 언제나 그렇듯 소스를 제대로 인용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가디언에 뉴스가 떴다'고 하는 식의 표현이 많은데 가디언 뉴스는 해당 언론사 소속의 저널리스트의 기사가 아니라 국내의 연합뉴스 같은 뉴스 에이전시 프레스 어소시에이션의 기사를 그대로 게재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가디언에 떴다'고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그건 가디언이라는 매체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태도인데 가디언의 위상이 자체적인 기사로부터 생기는 것인만큼 뉴스 에이전시의 기사를 통해 '가디언'을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로서는 BBC, 인디펜던트가 자체기사를 쓴 메이저 언론이다. 그러나 QPR이 월요일에 성대하게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인지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은퇴하길 바란 팬들에게는 서운한 일이겠으나 맨유 입장에서는 4m에 영입한 선수를 5m 파운드 가량(2m 파운드라는 보도도 있어서 확인이 필요하다)에 이익을 남기고 팔 수 있고, 박지성은 더 많은 경기 출장을 기대할 수 있고, QPR은 맨유의 선수를 영입한다는 상징성과 아시아 마케팅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QPR은 박지성을 통해 장기 출장 정지 처분을 당한 조이 바튼의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인디펜던트 기사는 박지성 이적으로 맨유에 미드필더가 부족하다는 식의 제목을 썼는데 국내 기사에서는 퍼기의 윙어 수집이 박지성 이적을 초래했다는 정반대의 진단을 내놓는다. 


여전히 정식 발표가 있으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적은 성사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QPR은 박지성의 선수로서 마지막 소속 클럽이 될 것이다. QPR은 지난 시즌엔 강등 위기의 팀이었는데 맨유에서 제한된 기회를 부여받았던 박지성이 QPR의 EPL 중위권 안착을 주도한다면 선수의 소원대로 정상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한 팀의 성적이 박지성이라는 선수 한 명으로 인해 급변하긴 어렵다. QPR이 얼마나 선수를 보강할지 모르겠으나 다음 시즌 한국의 축구 팬들은 조마조마한 QPR을 보며 맨유 경기를 볼 때와는 색다른 흥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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