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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영국에서 무직 축구 감독에 대한 수당 줄어드나

by wannabe풍류객 2012.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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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스포트의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요컨대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구직 수당 제도를 개편할 예정인데 그럴 경우 많은 보상금을 받고 해고된 감독들에 대한 구직 수당 지급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전 리버풀 감독 라파 베니테스를 들었다.


라파가 리버풀을 떠나면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것은 잘 알려져 있고, 이후 소속 클럽인 인터 밀란에서 해고될 때에도 마찬가지로 보상금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라파 베니테스가 생계를 걱정할 처지일 리는 없다. 그러나 라파 가족이 영국 거주민이고 또 라파가 실업 상태이기에 영국 정부로부터 구직 수당을 받았던 모양이다. 규정을 찾아봤는데 수령액은 주당 70~110 파운드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그 자체로는 당연한 권리라고 하겠는데,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구직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라파는 잘 알려져 있듯이 구직 활동을 하긴 하는데 적극적으로 감독일을 다시 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 자신이 고백하듯이 여러 클럽의 제안이 있었지만 그는 올바른 기회와 올바른 클럽을 원한다며 거절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엔 세리에 A로 승격한 삼프도리아의 감독 제의를 거절했다. 


그래서 이 기사의 취지는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라파가 적극적으로 다른 클럽을 찾지 않음을 비판하는 것인지, 아니면 거액인 일종의 퇴직금을 클럽을 떠나면서 받은 감독이 생계 유지를 위해 국가에서 주는 수당까지 받아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인지, 그래서 라파가 굳이 구직 수당을 요건을 갖춰가며 받아야하는지를 비판하는 것인지 등등의 질문 중에서 뭐가 요점인지 알 수 없다. 만약 이런 식의 비난을 할 의도가 있다면 라파는 푼돈을 위해 가끔씩 공석인 클럽 자리에 지원해보는 사람으로 몰고갈 수도 있을 것이다. 


기사의 제목부터 "2년 내에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혜택이 줄어들거야. 데이빗 캐머런이 베니테스에게 경고하다"였다. 캐머런 총리가 축구계의 일에 종종 개입하는 기사들이 나온 바 있는데, 실제 캐머런이 베니테스를 타겟으로 삼아 제도 개혁을 시도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토크스포트 기사 이외에는 같은 내용의 기사도 없다. 하지만 기사에는 캐머런 측근의 말을 인용해 영국 총리가 베니테스, 커비슐리, 브루스 등을 비롯해 무직 상태의 감독들이 영국 내에 괜찮은 감독 자리가 났고 그 클럽이 자신들을 원하는데도 거절할 경우 구직 수당 등의 혜택 축소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긴 하다. 


하지만 탑 클럽 레벨의 감독들이 무직이 된다고 하더라도 구직 수당을 줄인다고 해서 더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생계 곤란을 겪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어떤 클럽에서 해고된 후 곧바로 다른 클럽을 맡는 사람도 있으나 전 직장에서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휴식기를 갖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억지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잔인한 처사다. 


토크스포트에서 재미있게 보라고 내놓은 기사에 과잉반응하는 것인지 몰라도 캐머런 총리가 추진한다는 이 제도 개혁이 축구 감독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고, 토크스포트가 라파를 주인공 삼아 기사를 써내려간 방식의 의도도 잘 모르겠다. 간만의 포스팅이 더운 날씨 탓인지 상큼하지 않아 아쉽고 읽을 분들에게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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