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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시청자를 시험하는 잉글랜드 축구

by wannabe풍류객 201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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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지루했던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 전체를 다 본 것은 어제 스페인-이탈리아 이후 두번째인데 괜히 봤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선발로 나왔어야 할 많은 선수들이 출장정지이거나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잉글랜드는 어떻게든 프랑스를 잘 막아보겠다는 태도가 역력했다.


비록 제라드가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어쩔 수 없이 수비 근처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만 실수도 하고 전체적으로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기껏 측면에서 프랑스 진영까지 전진해도 아무도 받을 수 없는 무의미한 크로스만 날려댔다. 잉글랜드는 아마도 세트 피스가 아니었으면 한 골을 만들 수도 없었을 것이다. 밀너의 슛이 들어갔다면 달랐겠지만 밀너가 골을 성공하길 기대할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이렇게 수비적인 잉글랜드를 상대로 프랑스는 많은 슛을 할 수 있었는데, 잉글랜드 선수들에게 막힌 게 상당수였다. 날카로운 슈팅도 있었다지만 조 하트가 무난히 막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트위터에서 잉글랜드 언론사들의 저널리스트들의 반응을 보면 대개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워낙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 팀의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게 안 졌으니 잘 했다는 거다. 틀린 말은 아닌데 경기 전에 프랑스 팀이 예전처럼 강팀이 아니라고 소극적인 인터뷰를 했던 블랑의 말을 상기하면 잉글랜드가 이렇게까지 했어야하나 의심이 생긴다. 팀의 성적이 중요하다지만 이 글로벌 쇼의 구경꾼들은 어떡하란 말인가.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정말 지금 대회에 나온 잉글랜드의 현 선수들의 수준이 별로 높지 않긴 하다.


하여간 24시간 전에 최고의 경기 중 하나를 시청한 만족감은 이번 경기를 보며 피로감으로 바뀌었다. 대회 흥행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경기였다. 잉글랜드가 프랑스와 비길 수 있다곤 하지만 과연 프랑스보다는 쉬울 것으로 보이는 팀들을 상대로 어떤 적극적인 공격 전술을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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