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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13

스페인에서 돌아와서 5월 27일 새벽에 시작된 스페인 여행이 오늘 오후 2시 인천공항에 도착하며 끝났다. 단순한 해외여행이라기엔 형네 집에서 지낸 기간이 꽤 길었기에 규정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더구나 내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몇 가지 사건이 있었기에 유쾌한 일상탈출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내게 스페인은 우선 형이 지금 살고 있는 외국이었다. 형네 집에서 지낸 시간이 많았기에 매일매일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관광은 아니었다. 해외여행에서 확실하고 저렴한(거의 돈이 들지 않는) 거처가 있다는 건 큰 장점이지만 낯선 여행의 충격으로 피곤을 느끼고 난 후 너무도 쉽게 집 안에서 안주하고 말았다. 아주 일순간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규정짓고 만 사건이 있었으니 가짜 경찰로 추정되는 두 남성에게 곤욕을 치른 것이다. 지금이야 곤욕이.. 2009. 6. 18.
스페인의 개들 스페인에 와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개들이다. 키우는 개의 종류가 다양한지는 모르겠으나(우리나라야말로 온갖 개들이 다 있으니), 길거리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의 풍경을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스페인의 개와 마주친 것은 스페인에 온 다음 날 마드리드의 한 학교 근처였다. 조카가 다니는 학교 옆의 한 주택에 큰 개 두 마리가 산다. 형수님은 그 중 한 마리를 된장이라고 부른다. 된장의 첫 인상은 아주 무섭다. 셰퍼드와 비슷한 몸매를 가진 개인데 눈 색깔이 독특했다. 무섭게 생긴 큰 개가 형수님을 보니 꼬리를 치며 좋단다. 얻어먹은 게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가까이 가자 개도 이쪽으로 걸어오는데 나는 걸음을 멈추고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형수님은 스페인 개들이 대개 아주 순하다고 하셨다... 2009. 6. 6.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너무 일찍 왔다. 해외여행 초보는 어쩔 도리가 없다. 보안 검색이 강화되어 2시간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실천에 옮겼건만 이른 아침의 공항은 너무 한산해서 모든 수속이 일사천리로 금세 끝났다. 20분도 안 걸렸다. 대한항공의 빠른 업무 처리를 칭찬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제는 갑자기 고민이 많아졌다. 보안검색이 엄청나게 강화되었다는데 비행기에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디카와 전자사전에 쓸 건전지를 거의 20 개 가량 샀는데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는 위탁수하물이라도 5개 이내를 허용하는 것처럼 써놨다. 마구 검색을 했는데 많이 갖고 탔다고 제재를 당한 경우는 없단다. 그래도 남는 일말의 불안감. 헤어왁스는 어쩌지 싶었는데 이것도 걸리는 .. 2009. 5. 27.
삶은 여행 스페인 여행 준비로 며칠 동안 블로그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신종 플루 때문에 3주 가량의 이번 여행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지만 정말 가보고 싶던 곳에 간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내 여행과 상관이 없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절벽에서 몸을 던져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고, 공교롭게도 어제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여 (나와 직접적으로 상관있는 일인) 환율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엔 어머니 생신이 있어서 부랴부랴 하루 일정으로 고향에 다녀왔다. 내일부터 당분간 스페인에 있는데 그 짧은 기간에도 한국에서 나와 관련있는, 내가 있어야 하는 꽤 많은 일정이 있는 걸 보고 놀랐다. 추모 모임(노 전 대통령과 무관한 연례 모임이다), 결혼식, 연주회, 기념일, 강의들, 괜찮은 강연회나 학술 모임 등. 어떻게.. 200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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