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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by wannabe풍류객 2009.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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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왔다. 해외여행 초보는 어쩔 도리가 없다. 보안 검색이 강화되어 2시간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실천에 옮겼건만 이른 아침의 공항은 너무 한산해서 모든 수속이 일사천리로 금세 끝났다. 20분도 안 걸렸다. 대한항공의 빠른 업무 처리를 칭찬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제는 갑자기 고민이 많아졌다. 보안검색이 엄청나게 강화되었다는데 비행기에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디카와 전자사전에 쓸 건전지를 거의 20 개 가량 샀는데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는 위탁수하물이라도 5개 이내를 허용하는 것처럼 써놨다. 마구 검색을 했는데 많이 갖고 탔다고 제재를 당한 경우는 없단다. 그래도 남는 일말의 불안감. 헤어왁스는 어쩌지 싶었는데 이것도 걸리는 모양이다. 기내반입은 안되고 위탁수하물 처리해야 한다는데 가방에 자리가 없는데 ㅠㅠ 기내로 갖고 들어갈 40리터 가량의 가방은 괜찮은걸까, 무게나 크기가 초과하면 어쩌지, 위탁수하물로 맡길 가방은 20kg이 넘으면 어쩌나, 그러면 뭘 버리고 가야하지 등 고민과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아무 문제 없었다. 위탁 수하물로 맡긴 가방은 고작 14kg에 기내로 갖고 갈 가방은 7kg이다. 심지어 대한항공 직원은 가방 두 개 다 위탁 수하물로 맡길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우습게도 보안검색대에서 잠시 제지를 당했는데 친척 아이에게 줄 연필깎이가 문제였던 가 보다. 뭔지 좀 보겠다고 하더니 확인하고는 통과시켜주었다.

하여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9시 10분 비행기인데 6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해서 7시가 되기도 전에 탑승 게이트로 와버렸다. 무료하고 무료한 시간. 면세점에서 부탁받은 담배를 사고 나도 남는 시간. 명품에 흥미가 없는 터라 구경하러 다니기도 그렇고 부족한 잠 때문에 멍하게 돌아다니다가 피곤하면 앉곤 했다. 그러다 집에 전화해야겠다 싶어 핸드폰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나오는 절망적인 안내 멘트. 이 핸드폰은 고객님의 요청으로 발신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제 정지한다고 하긴 했지만 분명 오늘 밤부터로 알고 있었는데 착오가 있었나보다. 어쩌나 싶어 두리번거리니 공중전화가 보인다. 하지만 동전이 없는 걸.ㅠㅠ 안내문을 보니 환전소에서 동전 바꿔오란다. 그런데 혹시나 싶어서 공중전화의 카드투입구에 신용카드를 넣었더니 통화가 가능하단다. 그래서 다행히 집에 연락이 닿아 무사히 통화를 했다.

여전히 남는 시간. 대한항공 탑승 지역 말고 다른 곳까지 와봤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이곳이다. 아마도 네이버에서 마련한 공간인가 본데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자도 보내보고 이렇게 글도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한 시간 남았으니 슬슬 내가 비행기를 탈 위치로 돌아가야겠다. 한국, 잠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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