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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다니 파체코는 1월에 임대갈 듯: 지금까지 이적 루머의 진실은?

by wannabe풍류객 2010.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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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제일 먼저 팀을 떠날 선수로 점쳐졌던 파체코가 일주일 전에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어찌보면 루니가 맨유를 거의 떠날 것 같다가 갑자기 재계약을 맺은 사건과 유사하지만 파체코에게는 리버풀을 떠나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제한된 1군 경기 출전 기회다. 지난 여름부터 파체코를 노리는 팀이 많았고, 파체코는 수준 높은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너무도 바랐다. 리버풀은 아직 파체코에게 그 기회를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 파체코의 이적은 시간 문제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비책이 있으니 바로 재계약에 이은 임대다. 이 방법이 다음 달에 실행될 수도 있음이 오늘 기옘 발라게의 웹사이트를 통해 드러났는데, 리버풀과 파체코의 윈윈 전략이라고 하겠다. 리버풀은 홈그로운 자격을 가진 재능있는 선수를 터무니없이 싸게 보낼 걱정없이 장기간 보유하게 되었고, 파체코는 다른 리그(아마도 프리메라 리가) 임대를 통해 최고 수준의 축구 경험을 쌓고 리버풀에 돌아와 주전이 될 기회를 엿보게 되었다. 

Apr. 10, 2010 - Liverpool, United Kingdom England UK - epa02112665 Liverpool substitute Daniel Pacheco (R) is tackled by Fulham's Kagisho Dikgacoi (L) during the English Premier League match between Liverpool and Fulham at Anfield, Liverpool, United Kingdom on Sunday, April 11, 2010.

발라게와의 대화를 통해 파체코는 로이 호지슨과 문제가 없음을 암시했고, 호지슨과 리버풀의 축구 전략 디렉터 코몰리 모두 파체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 달 격화된 파체코 이적설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데 일부 아니 상당수 팬들은 호지슨의 잉글리쉬 편애가 파체코를 기용하지 않는 원인이라고 추측하며 호지슨을 비난한 바 있다. 아마도 이런 추측은 지나친 해석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달에 파체코에 대해 호지슨 감독이 어떤 태도를 '실제로' 취했는가를 추적하기 위해 과거 뉴스들을 모았두었던 터다. 한 번 간략하게 살펴보자. 우선 뉴스 리스트다.

9월 8일: 로이가 파체코에게. 1군에서 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해라

9월 9일: 유럽 U19 대회 최우수 선수 선정 후 파체코 인터뷰

11월 3일: 로이의 파체코 플랜: 세컨드 스트라이커에서 라이트 윙으로 

11월 16일: 파체코: 떠나고 싶다

11월 20일: 새미 리가 파체코에 대해: 로이는 파체코를 왼쪽, 오른쪽 윙으로 쓰려고

11월 24일: 리저브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파체코

미니 더비의 6개 영상: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에 대한 파체코의 영상

11월 25일: 로이 인터뷰 / 리버풀에서 떠날 것 같다는 기사

11월 26일: 로이: 파체코는 리버풀에서 장기적 미래가 있다
http://www.liverpoolfc.tv/news/latest-news/boss-on-pacheco-future?

12월 1일: 로이 호지슨: 유로파 리그 기회 줄테니 잘해봐라(윌슨, 파체코, 에클스톤 등에게)

12월 3일: 파체코 리버풀과 2014년까지 재계약 

9월 8일의 뉴스를 보면 카이트와 은곡이 부상으로 빠지고,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에서 뛰게 된 상황은 파체코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호지슨은 기대했다(유로파 리그에 비주전의 어린 선수를 많이 기용한다는 것은 호지슨이 생각하는 유로파 리그의 비중을 알려준다). 이 인터뷰에서 호지슨은 파체코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메시지는 분명했다. 파체코보다 우선 순위에 앞선 선수들의 공백 혹은 그런 선수들이 뛸 필요가 없을 때 기회는 주어진다, 그 때 너의 능력을 증명해라. 파체코가 아무리 뛰어나도 아직은 부족하다. 유망주로서 기대하고 성장할 것을 믿지만 리버풀에서 더 많이 뛰고 싶다면 잠깐씩 주어지는 기회에 최선을 다 해 주전으로 손색이 없음을 보여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체코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몇 경기에 나지만, 그 자신이 뛴 리그컵 경기의 대패 이후 한동안 1군에서 제외되었다. 호지슨은 시즌 초반엔 그럭저럭 선수에게 기대를 품었지만 갈수록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더 기다려야한다고 봤을 것이다. 리그컵 경기에서의 경기력은 결정타였고, 어느 대회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리그컵 경기를 이번 시즌에 더 이상 치를 수 없다는 것은 기회가 끊어진 실질적 이유가 되었다. 

10월이 지나 11월 중반이 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한 파체코의 불만은 더욱 높아졌고, 선수가 경기 경험을 위해 리버풀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처럼 여겨졌다. 11월 16일 클릭 리버풀의 보도에 이어, 위 기사 목록에서 보이듯 25일에는 온갖 언론에서 파체코의 1월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논리적으로는 이해할만한 상황이었는데 유일한 해결책은 아까 말한대로 임대를 보내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스페인 선수의 스페인 클럽 임대가 영원한 이별이 되는 것이 거의 정해진 수순이었고, 리버풀은 파체코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계약 연장을 먼저 하고 임대를 보내게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11월 25일의 기사들을 보며 얘가 가는구나 싶었는데, 과거 뉴스를 재검색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전날인 11월 24일 뉴스를 보면 파체코가 소위 '미니 더비'에서 멋진 득점을 한 이후, 리버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겠다는 인터뷰를 했던 것이다. 그것이 리버풀 오피셜과의 인터뷰를 의식한 상투적인 말이었는지를 차치하더라도 결국 12월 3일에 재계약을 맺었음을 감안하면 이 때 이미 재계약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언론은 재계약 협상 과정을 모른 채 호지슨의 부정적 뉘앙스의 인터뷰와 그간의 정황 논리로 이적설을 뉴스로 크게 다뤘을 것이다. 

호지슨의 말이 25일에 문제가 된 것은 마치 파체코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처럼 해석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파체코는 리저브 경기나 유로파 리그에서나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현실적으로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몇 명씩 같은 포지션에 있는 이상 지금 파체코가 후보로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호지슨은 이적설 파문이 있은 다음 날인 26일에 오피셜 사이트를 통해 파체코를 리버풀의 장기적 미래로 간주한다며 이적설을 불식시켰다. 그리고 유로파 리그 경기에 다시 내보낼 것을 예고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매년 그렇듯 12월 말부터 살인적인 일정이 시작되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파체코가 리그에서도 뛸 수 있을지 모른다. 파체코가 훈련을 열심히, 잘 하고 있다는 것은 호지슨과 파체코 모두의 공통된 의견인만큼 후보 선수 명단에 파체코가 다시 들어갈 수도 있다. 상황은 계속 변하는 것이라 예측은 언제나 조심스럽지만 1월이 되면 파체코는 아마도 임대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임대간 팀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아무리 바보라고 호되게 그리고 억울하게 비난받는 호지슨이라도 다음 시즌 파체코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 다음 시즌 감독이 호지슨인지 아닌지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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