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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Austria,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

by wannabe풍류객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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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두 개의 큰 스포츠 이벤트가 동시간대에 펼쳐졌다. 통상 테니스가 몇 시간 걸리기에 우선 F1을 봤다. 영국 대회 때도 봤는데, 메스세데스 성적이 많이 좋아지는 게 보인다. 하지만 레드 불과 페라리의 양강 체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체코가 극초반에 사고가 나서 조금 달리다가 포기하며, 레드 불은 베르스타펜이 혼자 달려야했다. 페라리의 두 드라이버는 안정적으로 달렸으나 후반에 사인스의 차에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 불이 나며 드라이버가 탈출하는 장면이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덕분에 그냥 달렸으면 4위로 끝났을 해밀턴의 레이스는 다시 포디움으로 이어졌다. 초반에 베르스타펜이 랩타임 기록을 세우며 달리다가 나중에 르클레어가 따라 붙고 역전하고, 레이스 막판에 베르스타펜이 무서운 속도로 1위와의 시간 격차를 줄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몇 바퀴를 더 돌았다면 역전될 가능성도 다분해보였다. 조지 러슬은 5초 페널티를 받고도 순위를 쭉 끌어올렸다. 오스트리아 GP에서 페라리가 우승한 건 10 몇 년? 거의 20년이 되었다는 자막을 봤는데 르클레어는 팀에 의미있는 1위 성적을 거뒀다.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윔블던 경기를 시청했다. 키리오스가 1세트를 가져갔지만 2세트는 조코비치가 이겨서 박빙의 상황에서 3세트가 진행되었다. 소문으로 듣다가 직접 처음 본 키리오스는 엄청난 네트 플레이를 펼치며 눈길을 확 끌었지만 이후 경기력은 의문을 남겼다. 물론 조코비치가 워낙 잘했기에 키리오스가 못 하는 것처럼 보였겠으나 이 두 선수의 경기는 랠리가 길게 가는 법이 별로 없다. 특히 키리오스는 서브 에이스로 많은 점수를 올렸지만 더블 폴트도 많이 기록했다. 1세트를 못 봤지만 리뷰 기사를 읽어보니 처음에 조코비치가 대응을 못 하다가 경기가 진행되며 대비책을 발견한 모양이다. 키리오스도 2, 3세트의 부진 이후 적응과 대응을 해나간 모양새이나 결국 패했다. 3세트에 키리오스는 전에 기사로 본 대로 말이 많았다. 끊임없이 고개를 가로젓고, 불평하고 항의했다. 그 정도면 소위 멘탈이 많이 흔들린 건데 그걸 감안하면 경기는 잘 한 편이다. 네트를 등진 상태에서 가랑이 사이로 두 번 연속 공을 받아 넘긴 장면은 기술이 대단했지만 코믹했고, 조코비치도 피식 웃었다. 조코비치의 인터뷰는 매우 훌륭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 때문에 조코비치에 대한 반감도 많은 편이지만 이번 윔블던에서는 별 이슈가 없었다. 그는 이전 경기에서 보여준, 바닥에 엎드려 비행기처럼 팔다리를 쭉 뻗는 세러모니를 했다.

윔블던 남자 단식 경기를 결승 이전에도 몇 개 잠깐씩 봤다. 나달이 복부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그의 8강 경기는 대단했다. 결국 질 걸로 보고 끝까지 안 봤는데 이긴 소식을 보고 놀랐고, 그가 결국 4강을 포기하며 1년 안에 그랜드 슬램을 하는 진풍경을 그 나이에 기록하지 못 하는 게 조금 안타까웠다. 남자 단식을 근래 보며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외에 즈베레프, 메드베데프 등 그 다음의 랭커 외에도 놀라운 신예들이 많이 등장하여 놀라웠다. 알카라스라는 스페인의 10대 선수, 이탈리아의 시너, 미국의 프리츠가 모두 인상적이었다. 영국에서는 부상 이후 다시 정상권으로 올라오지 못 하는 앤디 머리 대신 이번에는 노리라는 선수가 4강까지 올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금 확인하기로 키리오스는 순위가 40위 정도로 앞서 언급한 신예들보다 상당히 낮은 편이다. 나이가 20대 초반인가 했는데 27으로 적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키리오스가 또 메이저 결승에 올라올 거라고 덕담을 했으나 단 한 번의 영광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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