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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The plot against America, The outsider

by wannabe풍류객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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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HBO에서 방영되었으나 화제성은 조금 떨어진 두 드라마에 대해 정리해본다. 우선 시기상 The outsider보다는 늦게 방영되었지만 할 이야기가 더 많은 The plot against America부터 이야기해본다.

 

The plot against America는 필립 로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니 시리즈다. 책의 목차를 보고 에피소드의 진행 과정을 보며 시즌2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에피소드6, 즉 마지막 편에서 내용들이 급격히 정리되며 시즌2는 없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위키피디어나 구글 검색을 봐도 원래 여러 시즌을 염두에 둔 작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최근에 알 파치노가 출연한 더 헌터스라는 작품이 아마존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다. 시즌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으로서 대안적 역사가 배경에 깔렸음을 알 수 있는데, 여하튼 현대 미국에는 나치 출신들이 많이 존재하고 심지어 행정부 고위직에도 있다는 식이다. 특히 NASA의 독일인 문제는 애플에서 방영한 For all mankind에서 폰 브라운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다룬 바가 있고, 그 외에도 여러 인력이 미국의 필요에 의해 나치 경력을 불문에 부치는 결과가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전후도 아닌 나치 독일로 인한 2차 세계대전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 영향력이 미국 정치에도 현저하게 나타나서 나치 지배의 유럽이 미국에서도 반복되는 듯한 양상을 그려냈다. 그 피해는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누구보다도 유대인들이 입게 되었다. 주인공이 유대인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후반부에 KKK가 흑인도 아닌 유대인을 더 노리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의아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렇게 된 것은 찰스 린드버그가 대선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에게 승리했기 때문이다. 비행사로 유명한 린드버그가 대통령이라는 게 잘 상상이 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린드버그는 미국이 2차대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던 모양이다. 드라마에서는 나중에 드러나기로 린드버그는 나치에게 협박당하고 조종당하며 선거운동을 했고, 당선된 후에도 나치의 영향을 받은 국정을 운영했다.

 

사실 미국이 대통령 하나 때문에 사회 분위기가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식으로 급변한다는 게 쉽사리 믿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치의 조종이 있건 없건 그런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미국의 유권자가 광범위하게 존재했으므로 어떤 계기들이 축적되면 이상한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핸드메이즈 테일도 유사한 정서를 깔고 있다(도피처로 캐나다가 설정된 것도). 이런 드라마들은 현 트럼프 시대에 대한 비판이자 경고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가장 유명한 캐스팅은 위노나 라이더와 존 터투로로 보인다. 다른 배우들도 눈에 익은 편이나 앞서 언급한 배우 정도의 유명세는 없을 것이다. 이 두 배우의 캐릭터들은 커플이 되는데, 유대인이면서 린드버그 행정부를 적극 옹호하여 일시적으로 귄력을 얻지만 동시에 큰 치욕을 얻는다. 터투로가 연기하는 랍비는 나중에 유대인 라스푸틴으로 지목되어 거의 처형될듯한 분위기였지만 상황의 급반전으로 살아남는다. 급반전이라함은 린드버그의 부인, 즉 대통령 영부인이 방송을 통해 진실을 말하며 미국인들에게 이성을 찾으라고 촉구하자 정말 갑자기 미국의 나치화가 멈췄다는 식의 전개이다. 아무리 드라마를 6편으로 끝내기위해서라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전개가 마뜩치 않았다. 원작은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아직 국내 번역본은 없는 듯하다.

 

The outsider는 비교적 최근에 잘 나가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지만 쉽사리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았던 드라마다. 작년 말 가장 화제작이라고 할 와치맨의 후속 드라마였고, 그 유명한 스티븐 킹의 원작에 기반을 두고 있다. 출연자로는 벤 멘델슨이 가장 핵심 캐릭터도, 넷플릭스 오자크 시리즈로 우뚝 일어선 제이슨 베이트먼도 주요 캐릭터다. 영화 해리엇에서의 연기로 호평을 받은 신시아 에리보도 주요 출연자고, 줄리앤 니콜슨과 빌 캠프를 비롯해 이름은 못 외우지만 눈에 익은 여러 배우들이 등장한다.

 

초현실적인 존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 드라마는 끝까지 적응이 되지 않는 편이었다. 원래 스티븐 킹 작품을 즐기지는 못 하기 때문이기도 할 터이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리뷰들을 찾아보지도 않았다.

 

동굴 속에서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그 존재, The outsider, 엘 쿠코의 등장에 영향을 준 듯한 인상을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간단히 검색해본 바로는 스티븐 킹의 유명한 악당? it의 페니와이즈와 비슷한 존재라고 하며, 이들은 킹이 설정한 가상의 공간에서 인간 사회로 들어오는 모양이다.

 

설정의 장벽을 넘어가면 몇 가지 이야기할 부분들이 나온다. 우선 인간의 나약함이다. 엘 쿠코는 인간의 슬픔, 특히 가족의 소멸을 통해 존재한다. 가족이 구성원 중 한 명의 죽음을 통해 무너지는 과정도 있고, 누군가 한 명이 살인자, 특히 아동 살인범으로 지목되며 무너지는 과정도 있다. 엘 쿠코가 범죄를 저지르고 의심의 시선을 다른 이에게 돌리면, 즉 누군가 누명을 쓰면 그 주변의 인간들도 무너진다. 인터넷에서는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저질렀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만으로도 죽을 놈이네 어쩌네 비난을 쏟아낸다. 그러면 안 된다고 하기도 어렵지만 너무 휩쓸려도 안 됨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그런 이야기를 전하는 자, 특히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차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엘 쿠코에 대한 묘사도 흥미롭다. 신시아가 연기한 홀리는 독특한 능력 때문에 사회성이 부족하게 그려진다. 그녀는 엘 쿠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아마 대사로 나왔던 것 같지만, 홀리와 엘 쿠코는 유사한 존재다. 그래서 홀리가 엘 쿠코를 잘 알아챌 수 있다. 사회의 이방인. 엘 쿠코는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되지만 언제나 사람의 형태를 취하고는 있다. 홀리는 엘 쿠코가 인간 사회에 언제나 있었다고 설명한다(그렇다고 하면 동굴 속 떼죽음 때문에 등장한 것은 아니긴 하겠다). 그러면서 여러 역사적 예술 작품들이 화면에 등장하는데 특히 스페인의 화가 고야의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인간 사회의 범죄를 초현실적 악에서 찾는 점은 나홍진의 곡성과 유사한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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