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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캐롤, 프리들, 긱스

by wannabe풍류객 201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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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앤디 캐롤은 여름의 21세 이하 유럽 챔피언십에 참여하지 않는다. 캐롤과 함께 40인 예비 명단에 들었던 제이 스피어링, 아스날의 잭 윌셔도 잉글랜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이미 캐롤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스튜어트 피어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캐롤의 제외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이후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캐롤만 빠지고 윌셔가 포함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이미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의 멤버인 두 선수 모두 21세 이하 대회에 빠지게 되었다. 

어제 문득 들은 생각이지만 아스톤 빌라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전 캐롤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한다는 리버풀 오피셜 사이트의 공지는 캐롤이 빠져야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경기 후 캐롤의 부상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공개되지 않았다. 정말 심각하다면 이미 뉴스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전에는 캐롤이 벤치에 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캐롤을 대표팀에 보낼 수 없다는 리버풀 측의 시위 성격이 강했던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몇 달 간 이용할 수 있는 선수들 중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하고 싶은 대표팀 감독의 입장,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클럽 감독들의 입장 그리고 이미 성인 대표팀의 레벨인 선수를 하위 대회에서 뛰게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들이 충돌했다. 당사자인 선수들의 입장도 왔다갔다 했다. 클럽 팬의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결정이 내려졌지만 캐롤과 윌셔를 이용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스튜어트 피어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21세 이하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에서 뛰어보진 못했어도 프리미어 리그의 주전인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모든 클럽이 성적 향상을 위해 힘쓸 여름 동안 이 선수들을 보낸 클럽들도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결정이 내려져야 했지만 선수 혹사 문제도 걸린 리그 휴식기의 대표팀 대회는 프로 경기가 더욱 돈의 문제가 될수록 문제가 될 것이다. 


 
아스톤 빌라의 나이 많은 골키퍼 브래드 프리들이 리버풀로 돌아올 것 같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이미 리버풀과 2년 계약에 합의를 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왜 리버풀, 달글리쉬가 프리들을 원하는지는 의문이다. 리버풀의 주전 골키퍼 레이나는 거의 대부분 경기에 출전해왔고, 최근 지속된 이적 루머를 불식시키며 리버풀에 더 머무르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다음 시즌엔 유럽 대회에도 나가지 않기 때문에 리버풀의 경기 수는 더욱 줄고 후보 골키퍼의 경기 출장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나이 때문에 은퇴를 생각할 나이라고 해도 프리들은 아직 후보로 썩기엔 아까운 골키퍼다. 그 자신은 빌라와의 재계약에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울리에의 건강 상태 때문에 클럽이 불안정한 상태고, 빌라는 재계약 조건으로 더 낮은 주급을 제공했다고 한다. 아마 빌라는 1년 계약을 제안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리버풀 이적은 더 많은 주급과 더 많은 계약 기간을 보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넘어왔을 때 첫 클럽이었던 리버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 이적했던 아픈 과거를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해 반복할 것인가? 

이번 여름 이적이 점쳐지긴 하지만 이미 후보 골키퍼 브래드 존스가 있고, 어린 굴락시도 레이나의 넘버투를 넘보고 있다. 만약 프리들이 온다면 리버풀로서는 레이나의 좋은 대안을 마련한 것이지만 다른 후보 골키퍼들에게는 좌절의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맨유 선수의 일이지만 라이언 긱스의 소위 불륜 사건이 잉글랜드를 뜨거운 논쟁으로 달구고 있다. 어제 오늘 잉글랜드 언론들의 웹사이트 1면 기사는 보통 긱스의 이름이 의회에서 공개된 내용으로 채워졌다. 아직 모든 기사들을 읽지는 못했지만 긱스가 불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정의 허가를 얻었는데 트위터를 통해 불륜의 주인공인 축구 선수는 긱스라는 이야기가 이미 몇 주간 오르내렸고, 긱스는 그 트위터리안들의 이름을 알아야겠다고 트위터에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 수는 7만 5천 명 가량인데 유명인의 사생활을 들먹였다고 이들을 전부 처벌할 수 있느냐는 실질적인 차원에서 시작하여, 사생활 보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국회의원이 법정의 처분을 어디까지 넘어설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들까지 제기되고 논의된다. 이제는 긱스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직면하라는 요구들이 나오고 있다.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선수가 오랫동안 유지한 좋은 이미지를 경력 막바지의 추한 사생활로 망친 건 아쉬운 일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활약하는 것 뿐이다. 맨유로서는 며칠 후 있을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대한 대비가 긱스 사건으로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자기 선수들에 대해서는 거의 맹목적인 옹호를 하는 퍼거슨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의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유례없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긱스 자신이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바르셀로나는 화산 폭발로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 다른 종류의 불안 요소를 안은 두 팀 중 어느 팀이 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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