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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리버풀 매각 관련 재판 첫날

by wannabe풍류객 2010.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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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rpool soccer club supporters protest outside the High Court in London October 12, 2010.The battle for ownership of Premier League side Liverpool moved to London's High Court on Tuesday as the unpopular American owners fought to block the sale of one of the world's most famous soccer clubs. REUTERS/Stefan Wermuth (BRITAIN - Tags: SPORT SOCCER BUSINESS)

이미 역사적인 재판의 첫날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나와있겠으나 나로서는 시간 관계상 이제서야 기사들을 읽고 글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의 많은 내용은 예상된 것이었으나 새로운 내용을 드러내기도 했고, 판결이 나더라도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런던 고등법원의 16호실에서 리버풀과 관련한 무슨 재판이 벌어진 것인가? 정확하게 말하면 어제 재판에서 리버풀은 당사자가 아니었다. 채권 은행 RBS(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와 힉스, 질렛, 콥 풋볼의 대결이었다. 물론 양자는 리버풀과 관련이 있다. 콥 풋볼(홀딩스)은 리버풀을 소유하기 위해 두 구단주가 만든 기업으로 리버풀 이외 다른 재산은 전혀 없다. 현재 콥 풋볼은 RBS와 웰스 파고에 237m 파운드의 채무를 지고 있고(그 중 75%가 RBS에서 빌린 돈), 최소 40m 파운드의 비용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리버풀 이사회는 리버풀을 NESV(뉴 잉글랜드 스포츠 벤처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힉스와 질렛은 영국인 이사 두 명(퍼슬로우, 에어)을 해임하였고, RBS는 4월에 맺은 협정에 의하면 구단주들이 이사들을 해임할 권한이 없음을 지적하며, 즉 두 구단주가 협정을 위반했음을 이유로 법원의 판결을 요구했던 것이다.

RBS가 힉스 측의 협정 위반을 지적한 지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힉스 측도 법정에서 그 규정을 자신들이 위반했음을 기꺼이 인정했다. 그러나 이 재판은 몇 분에 끝날 것이라는 최초의 예상, 그리고 재판 직전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예상 모두를 배반하고 장장 다섯 시간 삼십 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최초 한 시간의 경과만 지켜본 나로서는 나머지 네 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잘 알 수 없다. 재판 과정에 대한 기사들을 봐도 길게 서술해야 할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양측 변호인들의 쓸데없는 말들이 재판을 지루하게 만들었으리라.

하지만 힉스 등은 당연히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들의 협정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그렇게 했던 이유를 먼저 RBS나 리버풀의 영국인 이사들 측에서 제공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재치를 보이기 위함인지 힉스 측 변호인은 리버풀의 영국인 이사들을 '홈 팀'이라고 불렀고, 그들이 미국인 구단주를 제껴놓고 NESV로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터 림과 밀 파이낸셜이라는 더 나은 대안이 있었는데 세 명의 이사들이 NESV만 고집했고,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버림으로써 리버풀의 주인인 자신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어제 재판이 진행 중인 와중이라는 미묘한 타이밍에 피터 림은 먼저의 제안보다 향상된 320m 파운드를 리버풀 인수 금액으로 제시했고, 1월에 바로 쓸 수 있는 이적 자금 40m 파운드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림은 예전의 케니 황과 달리 포브스에게 인정한 세계적 갑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결과적으로 그가 미국인 구단주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그가 맨유 테마 바를 운영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리버풀 팬들을 화나게 한다.

예전에 질렛에게 돈을 빌려줬고, 그가 돈을 갚지 못하자 이제 질렛을 대신해 리버풀의 50% 지분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 밀 파이낸셜이 리버풀 인수에 참여했다는 것은 어제 재판의 가장 의외의 주장이었다. 그들은 리버풀의 채무를 해결하고 새 구장 건립을 위해 100m 파운드를 투자할 것이라는 제안을 했고, 독점적인 협상권을 원했으나 리버풀 이사회에서 거부했다고 한다. 

RBS측 변호인은 NESV 이외의 제안이 지난 5일 당시로서는 NESV보다 나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했다는 논리를 폈다. 피터 림의 제안도 어제 드러난 밀 파이낸셜의 제안도 NESV의 것보다 낮은 금액이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긴 시간 양측 그리고 NESV와 피터 림 측의 주장까지 들은 판사 플로이드는 다음 날, 즉 오늘 오전 10시 30분에 판결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자신에게 불리할 경우 RBS, 미국인 구단주들, NESV, 피터 림, 밀 파이낸셜 모두 또 다른 재판을 요구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재판이 벌어지기 전에 힉스와 질렛은 RBS, 브로튼, 퍼슬로우, 에어를 고소한 바 있다. 원래 어젯밤 재판에 참석하지 않기로 된 브로튼과 퍼슬로우가 갑자기 참석한 것은 이런 상황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플로이드가 내릴 결론을 세계의 리버풀 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정의는 승리할 것인가.

Chairman of Liverpool soccer club, Martin Broughton, leaves the High Court in London October 12, 2010. The battle for ownership of Premier League side Liverpool moved to London's High Court on Tuesday as the unpopular American owners fought to block the sale of one of the world's most famous soccer clubs. REUTERS/Toby Melville (BRITAIN - Tags: BUSINESS SPORT SOCCER)


어젯밤 재판 관련 기사들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0/oct/12/liverpool-fc-rbs-hicks-gillett-john-w-henry 
어제 가디언은 재판 상황을 라이브로 문자 중계했다. 기본적인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리버풀 인수를 추진 중인 세 세력에 대한 설명
http://www.guardian.co.uk/football/2010/oct/12/liverpool-bidders-takeover?
재판 내용을 보면 QC라는 약어가 나온다. 영국의 독특한 사법 제도의 명칭이다. 간략한 해설은
http://dictionary.reference.com/browse/Queen's+Counsel 에서 확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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