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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귀화 성씨들에 대한 최근 역사스페셜

by wannabe풍류객 201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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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온 부인을 무참히 살해한 한 한국 남성으로 시끄러운 찰나에 공교롭게 KBS 역사스페셜은 한반도에 예전부터 많은 외부인들이 들어와 융화되어 잘 살아왔다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번 살인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모르겠으나 타이밍 자체는 아주 절묘했다. 이 방송은 순혈주의에 집착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비판 그리고 농촌을 중심으로 소위 다문화 가정이 한국 사회의 일부가 된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듯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 내용에 비해 인터넷은 조용한 편이다. 역사스페셜 게시판은 대체로 방송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었다. 상당수 의견은 인종 차별주의의 냄새가 진동해서 읽기에 불편했다. 반론을 아주 간단히 제기해보자면 우리가 그토록 특별한 단일 민족이었다면 왜 지금 이런 꼴로 살고 있는가. 간사한 무리들의 왜곡을 막지 못할만큼 약하다면 어떻게 특별함을 주장할 수 있는가. 

민족이라는 문제적 개념은 식민지의 경험 때문에 한국 사회에 더 각별하게 자리매김한 것 같다. 하지만 의학적인 증거가 말하듯 한국 사회는 단일한 인간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오랜 역사에 걸쳐 융화되어 형성되었다. 생물학적인 것보다는 문화적인 것이 민족의 핵심을 이룬다. 다른 대부분의 민족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단 형성된 하나의 민족에 지금 한국 사회처럼 외국인들이 급속하게 유입되어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때 잡음이나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누구나 몸으로 느끼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 길거리를 지날 때 외국인의 목소리가 들리거나 독특한 그들의 모습이 보이면 눈길이 가게 된다. 행여 그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쉽사리 목소리를 높여 비판한다. 

일방적으로 한국인들이 이해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한국인이 되길 원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방송에서 보여준 사례들도 모두 자발적으로 우리의 일부가 되려고 했던 사람들 아닌가. 노력하는 미래의 한국인들에게 아량을 베풀 여유는 있어야 한다. 2등 한국인으로 차별하려고만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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