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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농담? - 데이브레이커스, 포세이돈

by wannabe풍류객 201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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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호크가 주연한 뱀파이어 영화 데이브레이커스와 과거 유명작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리메이크 작인 볼프강 페터슨 감독의 포세이돈을 봤다. 

뒤에 있는 "인간들을 사로잡아라"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데이브레이커스는 독특함 뱀파이어 영화인데 인간이 뱀파이어에 물려 뱀파이어가 되는 것뿐 아니라, 일종의 치료를 통해 뱀파이어가 인간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태양을 견딜 수 없고, 인간 피에 의존해야하는(이 영화에서는 채식이 되지 않는다!) 뱀파이어는 피가 부족하면 날개달린 박쥐에 더 가까운 형상으로 변한다. 즉, 영화에서는 세 종류의 등급이 있는데 변화 단계로는 인간->뱀파이어->타락형 뱀파이어이지만, 뱀파이어가 사회 주도층이다. 인간들은 매트릭스에서 기계에 사육되는 것처럼 뱀파이어에 대량 사육된다. 다만 인간이 에너지가 아니라 피를 공급하는 게 다르다.

그래서 영화를 초반에 보다가 인간 사회에 대한 농담을 건네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뱀파이어가 어떻게 탄생해서 인간을 지배하는지 모르겠으나(검색하니 전염병 때문이라고 한다) 뱀파이어는 자생능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피를 사먹어야 한다. 생물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되었건 먹고 살아야하는데 인간 피가 아니면 안 되는 인간형 뱀파이어라면 삶이 고달플 것이다. 가난한 뱀파이어는 피를 사먹을 수 없어 저급한 뱀파이어로 변하거나 사회불만 세력으로 변한다. 경찰 뱀파이어들이 이들을 제압한다. 

뱀파이어라고 하지만 그 자리에 인간을 가져다 놓아도, 아니 사회 지배층이 V, 배틀스타 갈락티카,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등에서처럼 외계인이나 기계라고 해도 영화, 소설 속의 스토리들은 언제나 마찬가지였다. 권력이 생기고, 사회 계층이 나눠져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반란과 전복이 일어나고, 이합집산과 배신, 음모, 의심이 횡행한다. 

인간이 흡혈귀로 변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것은 인간성의 타락과 구원에 대한 은유라고 할 수 있다. 그 구원은 인간적인 피를 마심(이는 다른 인간의 희생을 요한다)으로써 가능하기도하고, 온 몸이 불타는 '지옥'같은 고난의 극복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타락의 대가는 이렇게 참혹하다. 그러기에 우선 타락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의외로 교훈적인 영화다.


포세이돈도 재밌는 구석이 있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이름을 딴 거대한 배가 큰 파도 때문에 일거에 뒤집히다니! 신의 이름을 도용한 오만함의 대가일까? 원작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대사가 기억날리가 없지만 줄거리를 다시 읽어보니 그 때는 배가 아테네로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는가! 모험(어드벤처)하면 오딧세우스인데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묘한 작명이다. 

원작은 좀 길었는데 볼프강 감독의 영화는 짧다. 아무리 재난 상황이라지만 인과적인 연결점이 별로 없다. 논쟁이 있지도 않고, 그냥 목표를 향한 돌진이고 성공담이다. 물론 적지 않은 희생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담이다. 그 커다란 배에서 살아난 것은 그들 뿐이니. 

문득 다수의 목숨이 몇 명의 희생으로 부지되는 것이 옳은가라는 예전에 가졌던 물음이 떠오른다. 인간은 누구나 죽게 마련인데 위기의 순간에 소수를 희생해 조금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전투의 승리를 위한 병력의 수의 문제라면 이해할 수 있겠고, 누군가 내 목숨 바쳐 다른 사람을 살리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면 쉽게 해결되지만 영화 속에서 종종 마주치는 곤란한 상황들은 살아남은 자들의 존재의 이유를 정당화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생각도 든다. 볼프강 감독은 퍼펙트 스톰의 파도에 미련이 남아 포세이돈에서 또 거대 파도를 이용하는 걸까? 

여하튼 인생이건 이전 영화건 패러디로 분류될만한 두 영화를 보며 피식 웃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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