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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Thunder Force (2021)

by wannabe풍류객 202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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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매카시와 옥타비아 스펜서 공동주연의 수퍼히어로 영화다. 두 주연의 체형에서 알 수 있듯이 뚱뚱한 히어로고, 두 명 다 여성이며, 특히 한 명은 흑인이다. 이미 어벤져스 시리즈에 흑인 히어로가 다수 출연했고, 팰컨은 디즈니 tv시리즈로도 명맥을 있는 중이다. 또한 hbo의 와치맨에서는 매우 전복적인 흑인 히어로 서사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터라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흑인 여성이 주인공으로서 수퍼 히어로가 된 점은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녀의 능력이 단지 투명인간일 뿐이라는 점은 역설적이긴 하다. sf 속 투명인간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투명인간은 무시당함의 비유적 표현이고, 흑인이라는 조건은 미국 사회에서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차별의 대상이었다. 근래 이어지는 미국에서 동양인에 대한 폭행 사건들은 피해자 유색인종 담론을 흑인이 전유하지 말고 아시아계로 확장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긴 하다.

설정상 옥타비아가 투명 능력과 멜리사가 가져간 괴력을 모두 가질 예정이었지만 실수로 투명해지기만 한 것이긴 하다. 아직 뚱뚱한 흑인 여성이 수퍼히어로인 것을 수용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코믹 연기로 인지도가 높은 멜리사가 무식한 백인 역할을 맡는데, 그녀는 힘만 세다. 옥타비아가 연기한 흑인 캐릭터가 학문으로 성공을 하고, it대기업을 세우고, 그 딸도 예일대학에 조기입학을 하는 설정도 기존 백인 중심 서사에서 보면 전복적이다. 또한 영화 속 악한들은 모두 백인 캐릭터가 소화하고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맨티스를 연기한 폼은 혼혈이긴 하나 적어도 흑인은 아니다. 이런 설정도 흑인의 범죄자 이미지를 벗겨내는 주요 장치였을 것이다.

영화의 재미로 따지면 심심한 편이었다. 멜리사는 이전의 실수하는 코믹 캐릭터를 이어간 반면 옥타비아는 전에 코믹 연기를 잘 했지만 여기서는 부모의 복수만 생각한 진지한 캐릭터로서의 성격이 더 강했다. 진지한 옥타비아로 코믹의 정도가 뚝 떨어지는 걸 제작진은 제이슨 베이트먼의 크랩 캐릭터로 만회하고자 한 듯 하다. 크랩은 양 팔이 게 다리로 변한 미스크리언트로 변종의 정도가 약하다. 그래서 반-크리언트, 하프 크리언트로 지칭되다가 하프 코리언(절반의 한국인)으로 이어지는 말 장난 소재가 되기도 한다. 물론 누구도 제이슨을 보며 한국인 피가 섞였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제이슨은 악의 진영이지만 따지고보면 마트 강도말고 악행을 보인 것도 없다. 그는 너무 쉽게 멜리사와 커플이 되고, 배신의 징후조차 거의 보이지 않는 이상한 캐릭터다. 여하간 둘의 사랑 장면이 옥타비아의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한다.

더 나아가 한 장면이지만 옥타비아와 멜리사가 동성애자라는 할머니의 추측이 등장하며 소수자 옹호를 향한 영화의 설정은 더 깊어진다.

영화는 시카고 시장마저 라틴 아메리카계 여성으로 당선시키며 할 수 있는 한 약자의 승리를 계속 선보인다. 예전에 미드 veep에서 라틴 아메리카계, 여성이라야 오히려 선거 전략에서 우세하다는 주인공의 자조와 절망이 드러났던 적도 있는데 비슷한 설정이라 하겠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런 식으로 전형적 백인 남성 중심의 서사를 뒤집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이는 시대가 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면서 아직 크게 변하진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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