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의 무패를 끝낸 리버풀

지난 밤 리버풀과 맨시티의 경기는 1시에 시작하는 애매한 시간대의 경기였지만 안 볼 수는 없었다. 반 다이크의 결장 때문에 지레 기대를 접는 분들도 보였는데 리버풀은 맨시티의 막판 추격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 경기는 마치 시나리오가 짜인 것처럼 흘러갔다. 쿠티뉴가 떠난 리버풀이 작년 4월부터 리그에서 패배를 모르는 맨시티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들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었다. 쿠티뉴는 작별 선물을 선사하려는 듯 12월에 큰 활약을 펼쳤기에 그가 없는 팀의 경기력 하락은 불가피해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통계적으로 쿠티뉴가 없을 때 오히려 팀 성적이 좋았다는 주장도 제시되어 약간의 희망을 주었다.

쿠티뉴가 떠나며 시즌 전반기를 거의 벤치에서 교체 멤버로 보낸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그 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고, 리버풀이 맨시티를 잡을지도 모른다는 글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 체임벌린이 전반부터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듯이 첫 골을 성공시켰다. 영국에서는 Fab Four로 불린 리버풀의 마네, 살라, 피르미누, 쿠티뉴 중 하나가 빠진 삼인방은 후반에 각각 한 골씩을 넣었다. 후반의 그 8, 9분의 시간 동안 마치 이스탄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그 시절처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미 우승이 예정된 맨시티를 대파하는 듯 했지만 맨시티는 슬금슬금 한 골씩 추가하며 거의 4:4 동점을 기록할 뻔했다. 사실 맨시티는 경기의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동점으로 끝났어도 조금은 납득이 가는 결과였다. 그러나 로브렌이 중앙 수비를 맡았어도, 카리우스가 온타겟 슛을 거의 막지 못했어도 리버풀은 이겼다.

팀을 떠나는 것이 거의 확실한 엠레 찬이 선발로 나온 건 헨더슨에게 안 좋은 신호일까? 왜 미뇰레는 이 경기에서 후보가 되었나? 이런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맨시티 경기 후반에 투입된 밀너가 왜 그렇게 못 미더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