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89 Day 3: AT 마드리드, 부르고스 2009. 5. 29. 스페인에 와서 첫 장거리 여행의 날이다. 코스는 형이 짰는데 2박 3일 동안 렌트한 차로 부르고스, 산탄데르, 빌바오, 산 세바스티안, 팜플로나, 로그로뇨를 돌고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머나먼 여정이다. 내가 운전을 못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만 나중에 겪어보니 운전석 옆에 앉아있기도 쉽지 않았다. 이날 아침은 소란스럽게 시작되었다. 집밖이 시끄럽기에 내다보니 프랑스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서로 머리에 밀가루 같은 걸 던지며 놀고 있었다. 거의 모든 프랑스 학교 애들이 그러는 걸로 봐서는 무슨 날인가 본데 정체를 파악하진 못했다. 크게 보기 북쪽 여행은 오후에 시작되기에 그 전에 나는 AT 마드리드의 홈 구장 비센테 칼데론을 찾아갔다. 지도를 보면 마드리드 메트로 피라미데스역에서 내리.. 2009. 7. 1. Day 2: 운동회, 마드리드 시내 2009. 5. 28. 시차 적응을 해야 하니 적당히 쉬며 스페인에 익숙해지라는 형의 말이 있었지만 쉬기는 커녕 스페인의 긴 낮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다. 아침부터 조카들과 등교길을 같이 갔다. 스페인에서는 아이가 16살이 되기 전에는 부모들이 등하교길을 꼭 함께 해야 한다. 이것도 나름 진기한 체험이라 군말없이 따라나섰다. 영어 학교라 스페인에 거주하는 온갖 나라의 아이들이 모여있다. 그 면면은 몇 시간 후 운동회에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올 때는 다른 길을 택했는데 에스페란사 역 근처에 있는 프랑스 학교를 지나갔다. 마드리드 시내에 보면 길가에 이렇게 허브 식물이 많이 있다. 형수님이 만져볼 것을 추천해 한 번 그랬는데 냄새가 손바닥에 남는다. 나쁘지 않다. 스페인에서 많이 먹은 과일은 .. 2009. 6. 26. Day 1: 길고 긴 하루 거의 4년 만에 생애 두번째, 그리고 혼자 가는 여행의 시작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 우여곡절의 시작은 출발일인 5월 27일 당일 아침에 인천공항에서 적은 바가 있으니 생략한다. 여하간 어렵지 않게 탑승 게이트에 가서 아침 뉴스를 보며 시간을 죽이다가 재빠르게 줄을 서서 비행기 안에 들어갔다. 어깨에 멘 가방 말고 작은 종이 가방에 몇 가지를 넣어 갔다. 론리 플래닛의 스페인 여행 책자, 조카가 친구한테 선물한다는 연필깎이, 바르셀로나에 계신 친지에게 드릴 말보로 한 갑 그리고 필기구 등이 들어있다. 비행기엔 한국 사람 외에 서양인들, 일본인들도 여럿 탔는데 자리는 많이 남았다. 그래서 내 옆 자리는 비어 있었다. 어디 쯤 날고 있을 때일까? 비행기의 유리창은 바깥이 찬 기온 때문에 성에가 생겼다. 여러 .. 2009. 6. 26. 스페인에서 돌아와서 5월 27일 새벽에 시작된 스페인 여행이 오늘 오후 2시 인천공항에 도착하며 끝났다. 단순한 해외여행이라기엔 형네 집에서 지낸 기간이 꽤 길었기에 규정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더구나 내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몇 가지 사건이 있었기에 유쾌한 일상탈출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내게 스페인은 우선 형이 지금 살고 있는 외국이었다. 형네 집에서 지낸 시간이 많았기에 매일매일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관광은 아니었다. 해외여행에서 확실하고 저렴한(거의 돈이 들지 않는) 거처가 있다는 건 큰 장점이지만 낯선 여행의 충격으로 피곤을 느끼고 난 후 너무도 쉽게 집 안에서 안주하고 말았다. 아주 일순간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규정짓고 만 사건이 있었으니 가짜 경찰로 추정되는 두 남성에게 곤욕을 치른 것이다. 지금이야 곤욕이.. 2009. 6. 18. 이전 1 ··· 295 296 297 298 299 300 301 ··· 32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