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y345 방송 참 쉽다 어릴 적엔 TV 속 세상이 신기하기만 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 모두가 너무 훌륭한 사람들이라 범접할 수 없는 존재인 줄 알았다. 그러나 요즘은 실망할 때가 많아진다. 특히 뉴스 프로그램은 만들기 참 쉬워 보인다. 방송사가 자신들만의 특별한 취재를 하는 경우도 별로 없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다. 밤에 썼넌 화면 아침에 또 내보내고, 낮에 쓴 거 밤에 또 쓰고. 같은 기자의 똑같은 멘트를 몇 번씩 보면 뉴스가 아닌 OLDS에 질색하고 만다. 또 하나 맘에 안 드는 것은 창의력 없는 진부한 표현들이다. 요즘엔 '후텁지근'한 날이 너무 많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하늘이 뻥 뚫린 듯'하다. 이 언어들은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마치 그렇게 하라고 시키기라도 한.. 2009. 7. 12. 영화 감상 어떤 영화는 다시, 어떤 영화는 처음 본 것이다. 1. 니콜라스 케이지 출연작들 National Treasures: Book of secrets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감독 존 터틀타웁 (2007 / 미국) 상세보기 분명 두 편의 시리즈로 나온 이 영화 중 하나를 봤는데 1편인지 2편인지 헛갈린 상태였다. 이 영화를 보니 내가 본 건 1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리즈물이지만 둘 중 어느 걸 먼저 봐도 상관없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조상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미국 대통령마저 납치하려 한다. 현직 대통령보다 더 소중했던 조상의 명예, 그리고 미국의 명예, 보물들. 어린 나이의 제국이 쑥스럽기 때문일까. 미국은 고유의 역사를 강조하고 신화를 창조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들의 손에.. 2009. 7. 3. New in town (미쓰 루시힐) 미쓰 루시힐 감독 조나스 엘머 (2009 / 미국) 출연 르네 젤위거, 해리 코닉 주니어, 시옵한 폴론, J.K. 시몬스 상세보기 여러 영화가 있지만 르네 젤위거의 명성을 가장 드높인 것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다. 브리짓 존스는 날씬하지도 그렇다고 미모가 출중하지도 않지만 사랑스럽다. 한국에서 이 영화 '미쓰 루시힐'의 마케팅은 주연인 르네 젤위거의 전작 브리짓 존스의 이미지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것 같았다. 제목도 'New in town'에서 '미쓰 루시힐'로 바꿨다. 그런데 이는 영화 전체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개명이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르네 젤위거는 사랑스럽다. 버르장머리 없는 직장 상사에서 공장 노동자들과 소통하고 지역 사회의 일원이 되는 인간적인 동료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하지만 .. 2009. 5. 21. 슬픈 해적 무개념 신문 같아 신경도 안 쓰던 세계일보에 보기 드문 개념 기사가 실렸다.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소말리아 해적? 진짜 해적은 따로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해적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대항해시대 게임을 하면서 해적들과 싸워서 그런 건 아니고, 디지털 파이러시를 옹호해서도 아니다. 몇 년 전 조선과 일본의 공식적 관계에 대한 글을 쓰면서 흔히 일본'놈'들 중 악질로 생각하고 있을 '왜구'가 사실 그렇게 깨끗하게 경계가 지어지는 집단이 아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치명적이게도 왜구의 상당수는 조선에 살던 사람이었다. 동경대 교수 한 명은 딱히 일본이나 조선에 속하지 않은 경계인 집단이 있었고 이들이 왜구를 이루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왜구뿐이 아니라 중국 해적에.. 2009. 5. 18. 이전 1 ··· 71 72 73 74 75 76 77 ··· 8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