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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다시, 어떤 영화는 처음 본 것이다.
1. 니콜라스 케이지 출연작들
National Treasures: Book of secrets
분명 두 편의 시리즈로 나온 이 영화 중 하나를 봤는데 1편인지 2편인지 헛갈린 상태였다. 이 영화를 보니 내가 본 건 1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리즈물이지만 둘 중 어느 걸 먼저 봐도 상관없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조상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미국 대통령마저 납치하려 한다. 현직 대통령보다 더 소중했던 조상의 명예, 그리고 미국의 명예, 보물들. 어린 나이의 제국이 쑥스럽기 때문일까. 미국은 고유의 역사를 강조하고 신화를 창조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서 대통령만 볼 수 있다는 비밀의 책. 오바마는 봤을까? 미 의회 도서관에 있다는 그 책. 전세계 영화 관람객들이 어떻게 손에 넣는지 알아버린 그 책. 농담도 잘하셔.
옛날에 한 소녀가 숫자로 향후 50년 간 벌어질 참극의 날짜와 사망자 그리고 GPS로 알 수 있는 사고 지점을 적어냈다는 설정은 어찌보면 꽤 진부하다. 예전의 예언서들도 그런 거 다 있지 않았나? GPS는 좀 웃기는 설정이고. 결국 막을 수 없는 재난인데 그 소녀는 왜 피로써 알리려고 했을까. 외계인이 새롭게 마련한 에덴 동산에서 소년, 소녀가 즐겁게 살아가는 장면은 전혀 반갑지 않은 장면이다. 우리의 신은 첨단의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란 말인가?
2. 1930년대. 민족주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게 일 년 전 쯤일 것이다. 만주 웨스턴. 영화사를 잘 아는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기원이 되는 온갖 영화들과 비교를 하며 비평을 했고, 영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토리 상에 빼먹은 게 많은 것 같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난 그럭저럭 만족했다. 다시 봐도 일 년 전의 생각과 달라지는 느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이 시대를 다룬 작품에 으레 들어가야 마땅한 것 같은 반일 감정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게 독특하다. 독립군도 나오지만 조선 사람을 팔아넘기는 가짜가 판을 치고, 세 주인공 중 가장 민족주의자일 것 같은 좋은 놈도 '조선놈은 맞아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상한 놈은 실질적인 영화의 주인공인데, 나라를 잃어버려서인지 아니면 손가락 귀신의 경력이 남은 한반도를 떠났기 때문인지 만주 벌판을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할 뿐이다. 물론 꿈은 고향에 돌아가 온갖 가축을 키우는 거라고 말은 하는데 독립의 희망이 없는 시기이기 때문인지 그는 일신의 욕망을 위해 달리고 달릴 뿐이다.
엽문
대세는 견자단인가. 하는 일 없이 집에서 혼자 무술 연마나 하던 영춘권의 절정 고수 엽문은 나라를 빼앗긴 이후에야 애국자가 되었다. 흔하고 당연한 반응. 영화 전편엔 반일 감정이 절절하게 흐르는데, 같은 중국인을 등쳐먹는 변칙적 캐릭터들도 등장해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예전에 중화영웅을 보았을 때의 당혹감이 되살아나는 영화였다. 중국인끼리 서로 돕는 게 당연하다는 작위적 설정. 이유야 다양하지만 사실 우리를 가장 상처주는 건 같은 나라 사람들 아닌가. 2편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여기서 엽문은 처음부터 깨어있는 민족주의자는 아니었다. 2편에서는 일제의 총까지 맞고 되살아난 그의 본격적 항일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일까?
3. 비범하거나 평범하거나
Push
나치의 생체 실험 운운하는 것이 엑스맨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초능력자 영화, 드라마는 하도 많아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다코타 패닝이 덜 귀여워지고 여전히 어른스럽다는 것도 놀랍지 않다. 진짜 나이를 먹으면 어떤 사람이 될지 흥미로울 지경이다. 이 영화에도 최고 능력자들의 거대한 예언이 있었고, 결국 누구도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비록 선택에 따라 단기간의 미래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긴 하는데 그다지 유쾌하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다.
Troy
이 영화는 극단의 결합물이다. 극단적 그리스 민족주의, 아킬레스의 극단적 영웅주의와 폭력, 헬레네의 극단적 아름다움(이건 신화상으론 그렇지만 영화를 보며 저 여자가 당대 최고 미인일까라는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다이앤 크루거에게 미안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오디세이에 나오는 것처럼 현명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최소한 혁명적 인물은 아니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합리적 해결을 도모한다는 느낌? 파리스 역의 올란도 블룸은 정말 별 거 아닌 인간의 전형처럼 보였다. 연기를 잘 해서인지 블룸이 원래 그런건지. 막판 하필 아킬레스의 발뒤꿈치에 화살을 박아 넣은 것은 원래 이야기가 그렇다고 해도 너무 이상했다. 거기를 관통하게 쏠 수 있나? 너무나 유명한 신화를 현대 기술에 힘입어 눈으로 확인하는 건 즐거운 일인데 신화를 배제하고 인간 욕망의 구렁텅이로만 엮어내니 즐거움이 반감되었다. 미국 기독교의 입장에서 그리스의 신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려나.
Role models
아마 위에 적은 영화들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가 들었을 영화이지만 가장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롤 모델이란 말은 많이 사용되는데,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누군가를 무작정 따라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환경, 조건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반대로 이 영화에서처럼 못난 어른과 못난 애들이 만났을 때 의외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서로의 단점을 이해하고 감싸주고, 관계라는 것을 어떻게 맺어나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롤 모델의 효과가 발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위 위인이라는 사람들은 너무 비범해보여서 따라할 수가 없을 것 같지 않은가. 인간이란 헛소리도 하고, 실수도 종종 저지르는 게 당연한데.
1. 니콜라스 케이지 출연작들
National Treasures: Book of secrets
분명 두 편의 시리즈로 나온 이 영화 중 하나를 봤는데 1편인지 2편인지 헛갈린 상태였다. 이 영화를 보니 내가 본 건 1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리즈물이지만 둘 중 어느 걸 먼저 봐도 상관없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조상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미국 대통령마저 납치하려 한다. 현직 대통령보다 더 소중했던 조상의 명예, 그리고 미국의 명예, 보물들. 어린 나이의 제국이 쑥스럽기 때문일까. 미국은 고유의 역사를 강조하고 신화를 창조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서 대통령만 볼 수 있다는 비밀의 책. 오바마는 봤을까? 미 의회 도서관에 있다는 그 책. 전세계 영화 관람객들이 어떻게 손에 넣는지 알아버린 그 책. 농담도 잘하셔.
Knowing
수상한 시절이다보니 지구 멸망에 대한 영화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연말엔 지구가 멈춘 날이 수십
년 만에 리메이크가 되었다. 거기선 망할 뻔한 지구를 구걸해서 돌려받았는데 이 영화는 시원하게 지구 대기에 큰 구멍을 송송 뚫어
버렸다. 설마 거기까지 나갈까라는 시청자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린다. 어쩌자는 영화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인류에게 작은 희망도
남기지 않은 이유는? 그럼에도 영화 평점은 그다지 낮지 않은 이유는? 지구의 망조에 다수가 동조해서? 결정론이냐 불가지론이냐의
문제는 영화 제목에도 드러나듯 핵심적인 질문인데 결국 힘없는 인간은 운명을 알아도 바꿀 수가 없다. 옛날에 한 소녀가 숫자로 향후 50년 간 벌어질 참극의 날짜와 사망자 그리고 GPS로 알 수 있는 사고 지점을 적어냈다는 설정은 어찌보면 꽤 진부하다. 예전의 예언서들도 그런 거 다 있지 않았나? GPS는 좀 웃기는 설정이고. 결국 막을 수 없는 재난인데 그 소녀는 왜 피로써 알리려고 했을까. 외계인이 새롭게 마련한 에덴 동산에서 소년, 소녀가 즐겁게 살아가는 장면은 전혀 반갑지 않은 장면이다. 우리의 신은 첨단의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란 말인가?
2. 1930년대. 민족주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게 일 년 전 쯤일 것이다. 만주 웨스턴. 영화사를 잘 아는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기원이 되는 온갖 영화들과 비교를 하며 비평을 했고, 영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토리 상에 빼먹은 게 많은 것 같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난 그럭저럭 만족했다. 다시 봐도 일 년 전의 생각과 달라지는 느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이 시대를 다룬 작품에 으레 들어가야 마땅한 것 같은 반일 감정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게 독특하다. 독립군도 나오지만 조선 사람을 팔아넘기는 가짜가 판을 치고, 세 주인공 중 가장 민족주의자일 것 같은 좋은 놈도 '조선놈은 맞아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상한 놈은 실질적인 영화의 주인공인데, 나라를 잃어버려서인지 아니면 손가락 귀신의 경력이 남은 한반도를 떠났기 때문인지 만주 벌판을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할 뿐이다. 물론 꿈은 고향에 돌아가 온갖 가축을 키우는 거라고 말은 하는데 독립의 희망이 없는 시기이기 때문인지 그는 일신의 욕망을 위해 달리고 달릴 뿐이다.
엽문
대세는 견자단인가. 하는 일 없이 집에서 혼자 무술 연마나 하던 영춘권의 절정 고수 엽문은 나라를 빼앗긴 이후에야 애국자가 되었다. 흔하고 당연한 반응. 영화 전편엔 반일 감정이 절절하게 흐르는데, 같은 중국인을 등쳐먹는 변칙적 캐릭터들도 등장해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예전에 중화영웅을 보았을 때의 당혹감이 되살아나는 영화였다. 중국인끼리 서로 돕는 게 당연하다는 작위적 설정. 이유야 다양하지만 사실 우리를 가장 상처주는 건 같은 나라 사람들 아닌가. 2편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여기서 엽문은 처음부터 깨어있는 민족주의자는 아니었다. 2편에서는 일제의 총까지 맞고 되살아난 그의 본격적 항일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일까?
3. 비범하거나 평범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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