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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밤과 낮" 아주 우연히 발견했고 약간 무리해서 영화를 봤다. 분명 2008년 초(이미 2009년이라 2008년이 지났다는 게 어색하기만 하다)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많이 바빴는지 별로 신경을 못 썼고, 영화는 감독의 기존 작품들처럼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극장에서 사라졌다. 그러던 와중 연말에 볼만한 영화들을 알아보기 위해 맥스무비에서 목록을 살펴보던 중 밤과 낮이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서 단 한 번 상영되는 것을 발견했다. 12월 29일 낮 1시 35분. 연말의 바쁜 일정 중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더 전 직장이 가까운 터라 친하던 분들과 얼굴도 볼 겸해서 갔다. 혼자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에 가기는 처음이다. 처음으로 놀란 것은 상영 시간. 어찌된 일인지 90분 .. 2009. 1. 2.
단상 여럿이 같이 사는 기숙사에서 공용 건조대가 비어있으니 빨래를 하고 싶어진다. 허나 다른 일을 하는 새 누군가 같은 욕망을 느끼고 빨래를 해서 널어버렸다. 넓찍하게 두 줄에 옷 하나씩을 걸쳐서. 밸런스가 문제다. 같은 여덟 명이 작업을 하는데 어떤 때는 세 시간이면 충분하고 오늘 같은 경우 네 시간이 넘게 걸렸다. 구성원의 화학작용은 말할 것도 없고, 약속된 시간에 다 모여서 시작해야하는데 들락날락 거리는 경우가 빈번해지니 리듬마저 깨진다. 한국 나이 서른마저 지나간다. 정말 담담하다. 머리는 새해를 기념해서 깎으련다. 2008. 12. 30.
또 유람 명동에 간 일 자체가 거의 없으니 명동성당에 처음 간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리라. 명성만큼 거대한 성당이지만 유럽의 것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 안에 들어가니 누군가가 결혼식을 올린 후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성당을 한바퀴 돌다보니 반대편에 마리아 상이 있고, 지하성당이라는 곳에 들어가니 조용한 가운데 몇 명 중년 여성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고해성사를 할 때 성직자와 일반인의 요일이 따로 할당되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성탄절을 마련하여 예수 탄생 상황을 재현한 구조물. 사진에는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오른쪽 벽면에는 한국 농가에서 쓰이는 농기구들이 걸려있다. 그림으로 걸린 동방박사들도 기묘한 느낌을 더한다. 저녁을 먹고 덕수궁, 정동극장 등지에서 방황했다. 커다란 악기를 어깨에 짊어진 어린 학생들이.. 2008. 12. 28.
역사추적 이번 KBS 역사추적의 핵심은 당나라에서 장군(*황궁 도성을 방어하는 좌위위대장군)을 지낸 예식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백제 유민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백제가 멸망한 것이 의자왕의 실정 때문이 아니라 백제(웅진성)의 병력을 쥐고 있던 예식의 배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예식진과 예식이 동일 인물이고, 의자왕과 삼천 궁녀는 문인들이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란다. 나라를 멸망하게 한 폭군의 전형처럼 그려진 의자왕을 구제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방송이었지만, KBS 제작진에서 너무 흥분했나 보다. 방송을 만들고 방영한 공은 있지만 누가 이런 소리를 먼저 했는지 정도는 제대로 설명해줬으면 좋으련만. 예식[진]과 관련된 국내 보도는 연합뉴스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망국 백제 고위관리 묘지석 1천300여년 만에 찾았다.. 200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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