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90 not real 언제부터인가 비현실에 기대어 살고 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가끔 비극적이지만 대부분 긍정적인 결말들. 인간 삶이 현실만으로는 견뎌낼 수 없는 것이긴 하나 최근 10년, 아니 내 인생 대부분은 비현실에 의존한 삶만 같다. 새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유인촌의 막말이 화제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분을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수십 년 연기만 하시던 분이 장관직에 있다는 것도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그래서인지 '씨~'인지 '씨8'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던 말씀도 연기로 보인다. 너무 많은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생긴 단점 중의 하나는 감정 이입이 잘 안 되고 감동도 느끼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흉측한 공포영화는 무섭다기보다 어떤 특수효과를 쓰고 분장을 했는지 관심이 가.. 2008. 10. 26.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 中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 표지가 인상적이다. 맹수가 온몸에 화살을 맞고 죽음을 맞으며 신음하고 있다. 제목은 Capitalism at bay. 몇 주간 계속 금융 위기가 머릿 기사를 장식한다. 어쩔 수 없겠지만. 경제학은 생리적으로 안 맞는지 생각하기도 싫고 기사를 봐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의 국제 금융 위기를 어떻게 따지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으랴. 글들을 억지로라도 더 읽어야겠는데 이번에는 금융 위기가 어떻게 배태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서술한 글이 실렸다. A short history of modern finance Link by link 중앙일보에 실린 윤영관 교수님의 글과 비교해서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중앙시평] 성공은 실패의 씨앗을 낳는다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1970년대 브레튼 우즈.. 2008. 10. 21. 야구, 리골렛토 항상 핑계를 대야 하는 것은 비굴하다. 이번에도 조금 늦은 글을 쓰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란. 지난 금요일이었던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어제로 4차전까지 끝났는데 이제서야 2차전 얘기를 쓰고 있다. 그냥 넘기기엔 하 간만의 일이라. 회사 다니던 시절이니 2005년 한국시리즈거나 2006년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이번에도 내 돈 내고 간 건 아니고, 표를 대량구매한 친구 덕분에 무료로 봤다. 공짜 관람의 특성인지 모르지만 일부 재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난 지루하고 졸리기만 했다. 간만에 일찍 일어난 탓도 있고. 두산이 쉽게 이길 것이라는 예상과 초반 분위기는 두산의 몇 차례 실수로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볼넷이 너무 많았다. 그 기회를 제대로 일찍 살리지 못한 삼성도 답답했다. 야구가 .. 2008. 10. 21. 신소설의 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거의 15년만에 이인직의 "혈의 누"를 보면서 개가 제일 눈에 들어왔다. 청일전쟁의 난리통에 남편과 옥련이의 행방을 놓쳐버린 옥련모. 참 희한하게 평양은 텅텅 비었고 봉변을 당할 뻔한 옥련모는 연이어 일본 헌병에게 이끌려간다. 정신없는 와중에 문득 개소리가 들리니 우연히도 자기집의 개였다. 모든 가족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옥련모는 개에게 하소연을 하기에 이른다. 개가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는 기특함, 옥련이가 사랑했다는 회상, 개처럼 튼튼한 다리가 없어서 가족을 찾으러 방방곡곡을 돌아다닐 수 없는 안타까움이 드러나고 있다. 개는 피난갈 때 부엌에 가두었는데 옥련모가 지나가는 것을 알고 용케 탈출해서 반갑다고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바로 뒤에 남편 김관일이 옥련.. 2008. 10. 13. 이전 1 ··· 313 314 315 316 317 318 319 ··· 32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