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1289 홍학의 자리 - 정해연 며칠 전 인터넷 게시글에서 어떤 글을 보았다. 결말을 알고 다시 처음을 보면 깜짝 놀라며 이해한다는 식의 책이 있다는 것이다. 동네 도서관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몇 군데, 아주 작은 분소까지 포함해 몇 권이 있는데 모두 대출 중이고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였다. 책은 나온지 3년 되었으나 올해 역주행 중이라 한다. 정해연의 소설 '홍학의 자리'다. 이 글은 내 감상평이므로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된다. 그런데 이 책의 스포일러는 너무 결정적이기 때문에 책을 안 읽은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아래 접힌 내용은 지금 읽지 말기를 바란다. 더보기가장 중요한 설정은 희생자인 다현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내 감각에서 다현이라는 이름은 여성 이름이라, 작가가 이걸 남자 이름이라고 쓴다는 점을 쉽사.. 2024. 10. 26. 가재가 노래하는 곳 다른 작품과 착각하여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로서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도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런 점을 잘 모르고 본 건데 초반부는 읽기 어려웠고 후반부는 빨리 넘어갔다. 영화를 곧 이어 봤는데 책 대사가 그대로 반영된 경우가 많았고, 시간 제약으로 어쩔 수 없이 생략되거나 내용을 살짝 다르게 한 부분들이 보였다. 읽기 어려운 이유는 진짜 학자가 쓴 소설이기에 동물에 대한 온갖 전문적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걸 다 이해하거나 외우려하지 말고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맞닥뜨릴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소설 후반부의 관심사는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였는데 소설은 거의 끝에 갈 때까지 진범을 밝히지 않았다. 마지막에야,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진실이.. 2024. 10. 4. 역사로서의 미래-'호라이즌: 언 어메리칸 사가'와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 시즌 2' 케빈 코스트너는 호라이즌이라는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첫번째 작품은 이미 나왔고 이후로 4편까지 나올 모양이다. 그 자신이 출연하기도 한 이 시리즈는 서부 개척시대를 다루고 있고, 인디언들이 주요 행위자로 등장한다. 서부 개척은 주로 백인들인 이방인이 북미 원주민들의 땅을 침범함을 의미했고, 양측의 갈등은 유혈 사태의 반복으로 귀결되었다. 어떤 백인들은 인디언의 머리 가죽을 벗겨냈고, 어떤 인디언들은 백인 정착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부모를 잃은 한 어린 애는 미국에 대량으로 유입된 중국인들에게 맡겨졌다. 아직 자신의 재산이 부동산으로 확정되지 않은 미국인들의 이야기. 마차를 타고 질주하여 땅따먹기를 하게 될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 첫 작품의 피날레에서 어떤 장면은 이미 본.. 2024. 8. 6.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젊은 날에 개봉했던 한국 영화 중에는 못 보고 지나간 게 너무 많다. '박하사탕'도 최근에야 봤고, 넷플릭스에서 추천해주는 그 즈음의 영화 중 못 본 것 투성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일부라도 본 적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허진호 감독 영화는 많이 봤는데 사실 '봄날은 간다'도 제대로 보진 못 한 듯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감독의 데뷔작였던 모양이다. 가수 김광석의 영정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순전히 창작해낸 이야기라고 한다. 30대라는 인생의 젊은 시기에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의 이야기. 그는 당면한 죽음 앞에서 거의 침착성을 유지한다. 어떤 병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입원했을 때를 제외하면 겉으로는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좋아했던 여동생 친구인 유부녀에게 거의.. 2024. 5. 19. 이전 1 2 3 4 ··· 32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