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코스트너는 호라이즌이라는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첫번째 작품은 이미 나왔고 이후로 4편까지 나올 모양이다. 그 자신이 출연하기도 한 이 시리즈는 서부 개척시대를 다루고 있고, 인디언들이 주요 행위자로 등장한다. 서부 개척은 주로 백인들인 이방인이 북미 원주민들의 땅을 침범함을 의미했고, 양측의 갈등은 유혈 사태의 반복으로 귀결되었다. 어떤 백인들은 인디언의 머리 가죽을 벗겨냈고, 어떤 인디언들은 백인 정착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부모를 잃은 한 어린 애는 미국에 대량으로 유입된 중국인들에게 맡겨졌다.
아직 자신의 재산이 부동산으로 확정되지 않은 미국인들의 이야기. 마차를 타고 질주하여 땅따먹기를 하게 될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 첫 작품의 피날레에서 어떤 장면은 이미 본 듯도 하지만 앞으로 나올 이야기의 일부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먼 후일 같지도 않았다. 케빈 코스트너에 따르면 캐릭터의 나이가 꽤 들어서 연기하는 배우를 교체할 일도 있다고 하니 가령 4편의 장면이 포함된 것 같진 않았다. 한 인쇄소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 장의 광고지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어떤 음모가 개재된 듯한 그 장면. 그 광고지 하나에 많은 이들이 마차에 전재산을 싣고 새로운 이상향을 찾아 떠났다.
게임 오브 쓰론의 프리퀄인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의 시즌2가 얼마 전에 끝났는데, 시즌 피날레가 호라이즌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바로 전 에피소드에서 드래곤들의 전투가 예비되어 8편에서 드래곤들이 드디어 싸우나 싶었지만 통상적인 시즌 피날레와 다르게 이번에는 여러 캐릭터들의 행동을 잠깐씩 보여주는 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제작자의 말을 들어보면 제대로 된 드래곤 전투는 다음 시즌에 나타날 예정이다.
아마도 호라이즌을 더 연상시킨 것은 시즌 피날레보다는 8편 중간에 데이먼이 어떤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에 손을 댄 후 보게 된 장면들, 우리가 게임 오브 쓰론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된 미래에 대한 비전 때문이다. 데이먼은 타이게리언 왕좌를 둘러싼 양측의 전투는 '도래하는 겨울'이라는 더 큰 시련의 시작에 불과함을 깨달았다. 미래는 이미 역사였고, 고작 왕좌를 차지하느냐마느냐는 인류 공멸의 위협 앞에서 사소한 일이었다.
미국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호라이즌 시리즈의 결론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19세기 후반 미국을 다룬 길디드 에이지는 뉴욕의 부호들의 이야기인데, 우리는 귀족을 자처하는 미국인 가문이 결국 몰락하고, 천대받은 자본 계급이 결국 승리하리라는 것을 안다. 호라이즌에서 서부는 결국 다른 미국 땅처럼 백인들의 차지가 될 것이고, 많은 이들이 부푼 꿈의 기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역사로서 서부 개척 시대, 19세기 미국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대강 알던 그 시대를 조금은 더 생생하게 되새기거나, 몰랐던 사람은 처음 알게 될 것이다. 이 시리즈 첫 작품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갱스 오브 뉴욕처럼 미국의 과거를 미화하지 않고 보여주려는 시도로서는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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