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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야기 by 이영훈 대한민국 이야기 - 이영훈 지음/기파랑(기파랑에크리) 그동안 읽은 책도 많은데 하필 간만의 책 리뷰를 뉴라이트 계열 학자의 것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안 쓰면 될 거 아니냐라고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충격받은 점이 있어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겠다. 큰 얘기부터 하자면 책은 '민족'과 '과거'의 망령을 벗어던지고 살아있는 우리 '개인'들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자유'로 파악하고, 서유럽에서 시작된 근대 문명의 물결이 한국에 다다른 것을 축복하고 제도 차원이 아닌 정신 영역에서 진정한 문명인이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민족을 거부하기는 워낙 어려운 터라 처음에 이런 저자의 주장을 듣고는 "어라? 생각이 좀 있는 사람이네. 단순한 보수꼴통.. 2009. 4. 11.
그랜 토리노 이제야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작년에 개봉한다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두 영화가 체인질링과 그랜 토리노였다는 것이. 체인질링이 이스트우드의 영화라는 걸 까맣게 잊은 채 그랜 토리노를 보고 왔다. 약간 흐리지만 걷기에 나쁘지 않은 날. 신림역에 새로 생긴 포도몰의 롯데시네마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늦을까봐 별로 구경을 못했지만 시설이 앞에 있는 프리머스보다는 확실히 좋아보인다. 사람도 별로 없는 적절한 감상 환경. 영화는 우울하게 시작하여 우울하게 끝난다. 죽음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즉 월트 코왈스키는 교회에서 아내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아들들은 아버지를 싫어하고, 손자, 손녀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버르장머리없는 후손들을 보며 월트는 인상을 찌푸린다. 그렇다. 이 .. 2009. 3. 31.
슬럼독 밀리어네어 1월인가 2월인가 영국에서 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있었다. BAFTA라고 하는데 처음 들어봤고, 우연히 시청할 수 있었다. 케이트 윈슬렛도 보이고 나름 할리우드 스타도 많이 참여한 시상식인데 막상 이날 가장 많이 거명된 영화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바로 얼마 후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다. 이 영화 뭘까 궁금하고 기대도 많이 되었다. 얼마 전에 개봉하길래 서둘러 극장으로 향했다. 신촌 아트레온으로 향했다. 1층에서 표를 샀더니 영화를 보러 지하 3층까지 걸어가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인지 운영을 안 하는 건지. 의외로 영화 상영 전에 광고가 없었다. 깔끔하게 다른 영화 예고편 보고 바로 시작! 고문 장면, 회상 장면, 퀴즈쇼 장면, 진술, 회상, 퀴즈 쇼 등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2009. 3. 24.
그냥 궁금한 축구 얘기 1. 좌익? 우익? 영국의 축구 기사를 종종 번역하다 보면 각 포지션을 어떻게 번역하는가의 문제에 봉착할 때가 있다. 'right wing'은 보통 '오른쪽 윙' 정도로 옮겨왔다. 오른쪽 '날개'로 해도 틀린 것은 아니고 충분히 쓸 수 있지만 그렇게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라이트 윙'으로 발음대로 쓴 적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 '한자로 하면 '우익'이잖아!'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오른쪽 날개라는 의미대로 아주 정확하다. 하지만 'right wing'을 우익으로 번역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아마 색깔론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사 때문일 수 있겠다 싶었다. 'left wing'은 무려 좌익이니 그 포지션의 선수를 좌익으로 불렀다간 검열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야구에선 좌익수와 우익수.. 2009.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