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y345 [연극] 시집가는 날 어제 갑자기 연극 '시집가는 날'을 보았다. 달오름극장이 어디인지도 몰랐고, 동대입구역이 대학로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도 몰랐고, 달오름극장이 국립극장이라는 것도 몰랐다. 7시 30분 시작이라 저녁 시간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아내와 둘이서 부랴부랴 극장을 찾아갔다. 연극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고, 단지 정보석이 나온다는 것만 믿고 보기로 했던 터였다. 시집가는 날이라기에 어떤 여성이 정보석과 결혼하는 훈훈한 이야기겠거니, 결혼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우리가 결혼한 날을 되돌아보기에 좋겠구나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종종 그렇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연극이 시작되자 한 쌍의 남녀가 현대식 한복(?)을 입고 현대 무용을 한다. 마찬가지로 현대화된, 아니 소재만 한복인 듯 하고 서구식의 의상을 입은 여러.. 2010. 10. 28. 무한도전의 덫 불면의 시간이다. 잠이 오지 않을 이유가 몇 개 있지만 어제 방영된 무한도전도 한몫하고 있다. 너무 감동을 받아서는 아니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이다. 무한도전을 보며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된 것은 봅슬레이 때부터인 것 같다. 그 때도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그 방송에 대한 시청다 다수의 너무나 압도적인 지지 때문인지 글을 마칠 수가 없었다. 짧은 훈련만 받은 멤버들을 무지막지한 속도로 하강하는 봅슬레이에 태우는 것이 옳은 일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로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프로 레슬링 특집의 대미를 장식한 장충 체육관에서의 경기들은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더 가중시킨 것 같다. 여전히 많은 무한도전의 팬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많은.. 2010. 9. 5. 하얀 리본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은 격찬을 받은 영화다. 그러나 적어도 한글로 된 영화평 중 완전히 수긍할만한 것은 거의 없다. 무언가 부족했다. 왈 이 영화가 파시즘의 전조가 1차 대전 이전에 이미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치자. 하지만 영화가 마지막에 1차 대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걸 알아챌 수 있었을까? 그리고 영화 속의 모습이 독일의 전반을 규정한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 어디까지나 작은 동네의 일이었고 한편으로 독일이 아닌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엄하지만 위선적인 신부, 지주와 소작농의 갈등, 신의 존재에 의문을 던지는 아이, 아이들의 집단 괴롭힘, 불륜과 패륜의 의사. 무엇이 특별한가? 굳이 영화가 이런 작은 마을의 사건들과 나치를 연결시키는 .. 2010. 8. 10. 어두운 정의: 다크 나이트 늦은 밤. 잠을 자야했으나 나도 모르게 다크 나이트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다. 꾸벅꾸벅 졸다가 잠깐 자면서 보는 와중에 영화의 러닝 타임이 끝나가고 있었다. 놓친 부분이 많음에도 전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되새겨볼 계기가 되었다. 원래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같이 본 선배께서는 무언가 많은 말씀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으나 당시의 나는 괜찮은 영화라는 느낌은 받았지만 어떤 함의가 있는지 잘 모르던 상태라 대화가 잘 되지 않았다. 배트맨 혹은 브루스 웨인은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다. 고담시라는 장소에서 절대적 부를 장악한 자본가가 밤만 되면 선행을 베풀기 위해 전신을 검은 색 의상으로 감추고 활약한다. 박쥐라는 것 자체가 이도 저도 아닌 회색인, 경계인을 상징하는 동물이지만 배트.. 2010. 8. 9.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