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66 행인, 마음 나츠메 소세키의 '에고 3부작'은 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의 세 장편 소설을 이르는 말이라 한다. 산시로, 그 후, 문의 3부작을 읽은 후 어떤 책이 먼저 나온지도 모른채 마음, 행인을 읽었다. 거꾸로 간 셈인데 행인의 해설글을 읽고 나서야 그럼 이번엔 춘분 지나고까지를 읽어 다른 3부작을 다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장편 두 개를 묶어 짧디 짧은 감상을 쓰는 게 큰 의미가 없겠지만 너무 많은 것들이 정리되지 않고 지나가는 와중이라 부스러기 조금이나마 남겨야겠다. 행인과 마음 두 책은 연애를 다룬 3부작에 비해서 읽는데 많은 날짜가 필요했다. 여행기 같은 느낌이 많고, 책의 구성이 유기적이라기보단 여러 짧은 이야기를 붙인 느낌도 있다. 무엇보다 신문 연재 형식이라 매우 호흡이 짧은 글들이 이어붙어.. 2022. 9. 8. 카지노 베이비 (2022, 강성봉) 소설을 쓰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나에게 자기가 쓴 단편소설을 보여주었다. 소설의 소재 때문에 나에게 무언가 질문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거의 20년 전의 일이었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때 영화 감독을 꿈꾸었고, 나는 출연배우로 써달라고 청탁을 미리 해두었건만 대학에 간 그는 소설이나 연극에 더 관심을 가졌고 결국 긴 시간이 지나 첫 장편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포스팅 제목의 소설에 대한 개인적 인연을 미리 밝혀두기 위한 설명이었다. 강원랜드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가 있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카지노가 드라마, 영화에 자주 등장했지만 강원랜드는 아니었다. 미국에서 카지노가 흔한 소재인 건 우리보다 내국인 접근성이 좋기 때문일 텐데, 강원랜드는 정치인의 취업청탁 혐의 같은 뉴스 제목으로.. 2022. 8. 11. 문 소세키 초기 삼부작의 마지막인 ‘문’까지 봤다. 앞의 두 권에 비해서는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무래도 젊은 이의 아찔한 사랑 이야기를 읽다가 이제는 삶에 희망이 없는 인물 이야기를 읽자니 진도가 안 나갔던 것 같다. 책 해설을 보면 ‘문’이라는 제목은 소세키 자신이 지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생각하면 문이라고 하면 여러 상징적 해석이 가능한 제목이기 때문에 작가는 남이 지어준 제목이지만 큰 부담은 없었을 수도 있겠다. 그는 당시 아사히 신문사에 소설을 계속 써야했던 모양이다. 이제 갓 대학생이 된 산시로, 학생은 아닌데 직장인도 아닌 다이스케에 이어 이제는 전형적인 직장인이자 쪼들린 살림의 소스케가 주인공이다. 그에게는 오요네라는 아내가 있다. 그 둘은 어떤 사연이 있어 경제적 곤궁과 사회적 고립.. 2022. 7. 8. 그 후 ‘산시로’에 이어 ‘그 후’를 다 읽었다. 생각해보니 작가의 말에도 나오지만 산시로의 후속 같은 느낌이 있다. 주인공들의 이름이 다르고 세부적이 내용은 다르지만 학생 시절에 좋아하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 이후의 이야기이니 산시로와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 다만 산시로의 경우는 고향의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크게 기댈 수 없는 반면 다이스케는 아버지의 경제력 덕분에 미치요를 붙잡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설 말미에 드러나는 바 그는 미치요를 좋아하던 친구 히라오카와의 우정을 중시하다가 자신의 사랑을 양보 혹은 포기했다. 근본적으로는 좋아하는 여성에게 좋아한다는 말도 못 하고 있었고, 그저 관계 속에서 둘이 암묵적으로 서로를 사랑한다고 인식하는 와중이었다. 물론 소설의 전개 과정에서 다이스케와 미치요는 원.. 2022. 6. 25. 이전 1 2 3 4 5 ··· 1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