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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가 맨유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에서 돌아오면서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자신에게 '열 차례' 이상 인종차별을 했다는 주장한 것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맨유로부터 에브라에 대한 증언을 들어도된다는 허가를 받은 FA는 현지시각으로 목요일 혹은 금요일에 조사단을 맨유에 보낼 예정이다. 정확한 시점은 맨유의 훈련 일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영국 언론들은 에브라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수아레스를 부를 필요도 없이 FA의 조사가 끝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간의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에브라는 지난 토요일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맨유의 경기 후반에 수아레스로부터 피부색에 의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열 번 이상 들었다고 경기 후 프랑스 TV와의 인터뷰에서만 밝혔다. 즉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그렇게 여러 번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경기 중에 주심에게 그 점에 대해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맨유 선수들도 경기 중에 그리고 현재까지 아무도 에브라의 주장처럼 인종차별적 말을 들었다는 증언을 하지 않았다. 리버풀-맨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 사건을 아는 사람은 오직 에브라 하나 뿐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에브라는 프랑스 TV와의 인터뷰가 끝난 이후 퍼거슨 감독에게 이 일을 알렸고 둘은 함께 심판실에 찾아가 주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을 심판의 경기 보고서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주심 마리너는 이후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쉬 감독을 불러 이런 내용을 전했고, 이후 리버풀은 수아레스로부터 확인을 한 후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발표한다. 수아레스 자신도 곧 페이스북을 통해 에브라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퍼거슨 감독은 에브라가 수아레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으며, 문제는 FA가 해결할 일이라고 말했다. 퍼거슨은 에브라의 주장을 지지하면서도 이 일이 클럽 간의 문제로 비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들이 스카이 스포츠의 중계로 수아레스의 n-워드를 확인하려했지만 불가능했다. FA 조사단이 에브라를 만났을 때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지 않으면 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리버풀은 에브라가 악의적인 혐의를 수아레스에게 뒀다면 에브라를 축구협회 차원에서 처벌하길 바란다. 하지만 수아레스가 완전히 결백함이 밝혀지지 않으면 그 또한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이 사건은 미확인된 일이 성급하게 확대되며 불필요한 사회적 파장을 낳은 나쁜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상에서 팬들간의 다툼, 미확인 사건임에도 수아레스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들, (수아레스가 나쁜 말을 했다는 가정하에) 인종차별에 대한 언론들의 반대 목소리들. 며칠 전 퍼거슨도 인정하듯이 영국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문제가 생긴 일은 별로 없었다. 최근 이슈는 흑인 감독이 너무 적다는 점이었지 언어적 폭력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에브라는 나름 신선한 파장을 일으킨 셈인데 FA가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루마니아에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끝난 이후 에브라는 이 일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도 자신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이 아니라면 에브라는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천천히 살아나는 리버풀과 불안한 모습의 선두권 맨유의 불안정한 균형으로 끝난 경기는 양 클럽 모두에 숙제를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에브라의 치명적이지만 불충분한 주장 때문에 리버풀과 맨유의 경기에 대한 다른 이슈들은 묻혀버렸다. 마침 그 경기는 '몰아내자(Kick it Out)'의 '하나의 경기, 하나의 공동체'라는 캠페인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이 캠페인이 시작부터 역설적으로 한 흑인 선수가 환청인지 무엇인지 모를 이유 때문에 한 말 때문에 훼손당한 것은 잉글랜드 축구계로서도 유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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