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④ : 부상 1년 후의 재회, 1998년 11월.

2011/08/10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①: 충돌의 시작, 1997년 9월 27일
2011/08/12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② : 프랑스 월드컵 결장의 가능성, 1997년 10월
2011/08/17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③ : 복수심의 시작

1998-99 시즌이 시작되었고, 로이 킨도 기나긴 장기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왔다. 1998년 여름, 로이 킨은 맨유의 스칸디나비아 투어에 참가했고 아스날과의 채러티 실드 경기를 통해 공식적으로 복귀했다. 경기는 맨유의 0:3 패배로 끝났으나 킨이 경기에 뛸 상태가 되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킨 자신은 10월이 되면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미러, 98. 8. 12). 

이어진 공식 경기는 챔피언스 리그 예선으로 폴란드의 로즈(Lodz)가 상대였다. 미러의 기사는 이 로즈라는 팀이 가발 회사를 스폰서로 둔 까닭으로 선수들이 모두 삭발을 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킨이 주장이 되며 유일한 골치거리는 동료들에게 공짜 티켓을 배분하는 일 뿐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하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던 시기였다. 

여하튼 로이 킨은 거의 일 년에 가까운 부상 이후 달라졌다. 적어도 맨유의 전설인 패디 크레란드(Paddy Crerand)는 그렇게 보았다. 11월까지 킨은 '겨우' 세 장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일도 줄었다(데일리 레코드, 98. 11. 25). 

11월말 드디어 로이 킨은 홀란드가 있는 리즈와 재차 경기를 갖게 되었다. 주중 챔피언스 리그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3:3으로 비기며 에너지를 소모한 맨유가 비록 홈경기라도 리즈를 상대로 쉬운 승리를 얻기는 어려웠다. 또 당시 조지 그램에서 데이빗 올리어리로 감독이 바뀐 리즈는 원정에서 1승 6무를 기록하며 지지 않는 팀이 되어있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리즈는 라데베와 몰레나르가 부상을 당해 홀란드가 중원을 책임질 예정이었다. 언론은 홀란드에게 태클을 하려다 다쳤던 로이 킨을 언급하며 이 두 선수의 대결이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더 타임스, 98. 11. 28, 선데이 타임스 11. 29). 

하지만 니키 버트의 결승골로 맨유가 3:2 신승을 거둔 경기 당일의 보도들에서는 그 둘의 대결에 대한 언급을 찾기 힘들었다. 28일자 기사에서 홀란드와 킨의 적대적 대결을 예상했던 더 타임스의 올리버 홀트만이 55분 경에 있었던 두 선수의 말다툼을 전할 뿐이었다(더 타임스, 11. 30).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홀란드는 개인 홈페이지를 이용해 로이 킨이 경기 중에 자신을 따라다니며 복수하려했다는 이야기를 공개했다. 

"경기 전에 로이 킨이 나를 따라다닐 거라는 점을 알았어야 했다.

"아마 그는 그가 다쳤을 때 관련된 사람이 나였음을 기억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점에 대해 스스로에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요일에 분명히 그는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수많은 거친 태클과 한 장의 옐로우 카드가 나온 둘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되었다."

예전에 로이 킨 글을 쓰며 본 자료들을 상기하면 킨은 분명 이 때도 홀란드에 대한 악감정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부재 속에 팀이 챔스와 리그 중 어느 것도 우승하지 못한 지난 시즌을 생각하며 복수심을 억제했을 것이다. 하지만 킨은 이 경기 후 3년도 되지 않아 축구 사상 최악의 태클이라고 할만한 공격을 감행했다. 다음 글은 드디어 그 태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