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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실뱅 마르보 영입, 케니 달글리쉬 정식 계약에 대한 섣불렀던 기사들

by wannabe풍류객 201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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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쯤 영국의 피플은 렌의 실뱅 마르보가 스스로 리버풀 행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냈다. 피플의 자매지인 미러에서도 같은 기사를 또 썼다. 그러나 선수는 어제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마찬가지로 일요일에 데일리 스타에서는 케니가 최소 2년의 정식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존 헨리는 그런 합의를 한 적 없다고 말한다.

경험상 일요일의 솔깃한 뉴스들은 별로 믿을만하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정황상 그럴 듯한 글들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정도의 감정은 가질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하루이틀만에 일요일의 뉴스들은 쓰레기통으로 향할 것이 되어버렸다.


우선 마르보에 대한 것을 보자. 원래 실뱅 마르보 루머는 올 1월에 시작되었다. 많은 언론들이 마르보가 1월에 안필드 관중석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당시의 사진을 보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리버풀 행이 확정되어 온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는 안필드에 있다는 점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왼쪽 윙이 취약한 리버풀의 처지를 감안하면 그가 리버풀로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국 아직도 구체적인 소식은 없다.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1월에 리버풀 이적이 거의 결정될 뻔했지만 마르보의 부상, 수술 때문에 결정이 보류된 것이라고.

어제 마르보는 프랑스 신문 레뀌프에 리버풀행에 합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소속한 클럽에 잔류하거나 다른 곳에 간다고 결정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어떤 잉글랜드 기자에게도 말한 적이 없고, 왜 그들이 기사를 썼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오늘까지 저는 다음 시즌에 어느 클럽에서 뛸 지 결정하지 못했어요.

"저는 재활 훈련을 위해 곧 Clairefontaine로 갈 예정이고, 마음을 먹으면 발표할 거에요." 

리버풀이 만족스러운 왼쪽 윙 혹은 공격수를 가져본 것이 언제일까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해당 포지션은 리버풀의 약점이었다. 마르보가 리버풀에 오느냐마느냐를 떠나 그가 얼마나 리버풀에 기여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특히나 그의 부상 경력은 큐얼, 조 콜 등 부상을 달고 살았던 유사 포지션의 리버풀 유명 스타들로 인한 악몽 때문에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리버풀 팬들로서는 아직도 이름이 생소한 마르보가 오느냐마느냐보다 현재 리버풀의 임시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가 과연 정식 감독이 되느냐의 여부가 더 관심을 가질 일이다. 얼마전 리그에서 맨유를 완파한 이후 수네스르 비롯한 리버풀 레전드들이 "그냥 케니에게 감독 자리를 줘"라고 외치며 케니를 지지하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구단주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케니가 4년 계약을 원하고 구단주들은 2년 정도를 생각한다는 기사가 일요일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매 번 하나의 언론에서 보도되었고, 다른 언론사들은 그런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사실이라고 믿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공교롭게 미러에서는 위 마르보 건에 이어 케니 재계약에 대해서도 희망적인 기사를 어제 내놓았지만, 헨리의 말을 직접 인용한 텔레그라프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모르는 분을 위해 말하지만 피플과는 달리 텔레그라프는 상당히 믿을만한 신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케니와 했던 유일한 논의, 그리고 그 내용은 오직 언제 우리가 논의를 시작할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논의들이 시작될 때까지 저는 어떤 추가적인 언급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발표할 것이 있어요. 그 때까지의 어떤 보도들도 단순한 추측에 불과합니다."

위의 말 중에서 "우리는 발표할 것이 있다"는 말에 곧 감독 임명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케니와의 논의가 초보적인 수준임을 생각하면 결국 케니이건 아니건 리버풀의 다음 정식 감독에 대한 발표가 불가피하게 있을 것이라는 예고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텔레그라프 폴 켈소의 기사는 내가 전에 케니냐 데샹이냐를 두고 쓴 글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분명 구단주 헨리, 회장 워너는 자신들의 스포츠 구단 운영 철학을 잉글랜드에서 바꿔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단장과 유사한 자리에 코몰리를 가장 먼저 임명한 이상 전통적인 매니저인 케니의 정식 임명은 애매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섣부를 결정보다는 시즌 종료가 임박했을 때의 리버풀 성적을 놓고 케니에게 단기적으로 더 맡길 것인지 아니면 클롭, 보아스, 데샹 등의 대륙의 젊은 감독을 데려와서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철학을 펼칠 것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리버풀 최고의 레전드가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리버풀 구단주들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숫자 놀음의 달인인 존 헨리가 뿌리 깊은 전통을 존중하는 리버풀의 문화를 그대로 안고 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첼시나 맨시티의 사례가 보여주듯 무슨 수단을 동원하건 클럽의 성적이 극적으로 좋아지면 다른 불만은 잦아들기 쉽다. 다만 리버풀 클럽의 문화는 너무나 진한 향기를 내뿜기에 미국에서 온 새 바람이 얼마나 그 향을 없앨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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