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품과 착각하여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로서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도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런 점을 잘 모르고 본 건데 초반부는 읽기 어려웠고 후반부는 빨리 넘어갔다. 영화를 곧 이어 봤는데 책 대사가 그대로 반영된 경우가 많았고, 시간 제약으로 어쩔 수 없이 생략되거나 내용을 살짝 다르게 한 부분들이 보였다.
읽기 어려운 이유는 진짜 학자가 쓴 소설이기에 동물에 대한 온갖 전문적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걸 다 이해하거나 외우려하지 말고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맞닥뜨릴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소설 후반부의 관심사는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였는데 소설은 거의 끝에 갈 때까지 진범을 밝히지 않았다. 마지막에야,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진실이 드러나지만 오직 한 사람만 알 뿐이다. 거대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고, 그 결론이 드러날 때까지의 서술 방식이 마음에 꼭 들지는 않았다.
10살도 안 된 소녀가 혼자 살아갈 수 있는가, 그 소녀가 전문적으로 학문적 수련을 쌓은 학자들보다 나은 책을 오직 스스로의 관찰과 얻은 책 몇 권을 통해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이 영역을 납득하기 위해서는 소설적 과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학자로서의 능력을 보자면 1960년에 학문 자체가 여전히 발전 단계였다는 점 정도를 납득할 요소로 생각해볼 수 있다.
워낙 고립된 삶을 오래 산 여인이 주인공이라 등장 인물은 매우 적다. 이 사회화가 덜 된 사람이 '보통'의 사회를 생각보다는 잘 이해하는 장면들도 선뜻 그럴싸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반딧불과 사마귀는 강력한 비유이자 소설적 장치로 등장했다. 동물 세계에서 암컷의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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