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이폰6는 잠들어 있는데 가끔 켜볼 때가 있다. 그러나 켜기가 무섭게 배터리가 쭉쭉 닳아서 실사용은 어려웠다. 그러다가 아직도 아이폰5를 음악감상용으로 잘 쓴다는 글을 보기도 하고, 또 아이패드와 연동되는 앱을 폰으로도 써보고 싶기도 하여 배터리를 혼자 교체해보기로 했다.
전부터 이름은 들어본 노혼 배터리를 국내에서 파는 노혼코리아 온라인 매장이 있어서 쉽게 교체 배터리를 살 수 있었다. 더구나 원래 용량보다 더 큰 대용량 옵션이 있어서 선택했다. 미리 교체 방법을 연구해보진 않았는데 실제로 해볼 때는 애를 먹었다.
어제 받아서 순서대로 분해해보니 기시감이 들었다. 내가 전에 이 아이폰을 뜯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액정을 갈았는지 배터리를 갈았는지 아리까리했다. 액정을 분리해보니 배터리에 애플 마크가 보여서 전에는 액정을 갈았던 모양이다. 그 때 홈버튼을 이식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액정 교체 때와 케이블 분리하는 과정이 상당히 흡사했다. 매뉴얼에 액정 부분을 완전히 떼라고 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해보니 꼭 그렇게 해야했다. 워낙 힘줄 일이 많았고, 나중에 드라이기도 동원했기 때문에 액정이 덜렁거리며 붙어있으면 어딘가 고장날 가능성이 높았다.
해보니 가장 큰 난관은 배터리를 떼어내는 과정이었다. 뭣도 모르고 매뉴얼대로 배터리 하단에 부착된 테이프를 하라는대로 당기는데 조금 달려오다가 끊어져버렸다. 이게 잘 되면 당겨서 다 나오는 모양인데 출시 후 시간이 너무 지나서인지 금세 끊어진 것이다. 배터리를 도구를 이용해 움직여보니 거의 꿈쩍을 안 했다.
배터리를 떼는 과정에서 너무 휘게 되면 화재, 폭발 위험이 있다고 겁을 주니 도구를 지렛대 삼아 막 들어오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럴 때는 플라스틱 카드나 치실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을 봤다. 막 쓸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서 치실로 해보는데 잘 안 되고 손만 아팠다. 드라이기로 열을 가하라고 하길래 했는데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
치실로 해보다가 드라이기로 열을 가하기를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나서야 배터리가 분리되었다. 바닥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깨끗이 벗겨내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교체해서 넣을 배터리는 정품과 부착 방법이 달랐다. 더구나 제품 판매 페이지의 설명이 실제 제품과 달라서 이중의 혼란을 주었다. 그러나 여차저차 문제를 해결하고 새 배터리를 연결하고 재조립에 성공했다.
부팅을 해보니(물론 완전히 나사를 끼우고 재조립하기 전에도 부팅해서 성공하는 걸 확인했다) 52% 정도가 남았다. 최근에 샀던 태블릿도 첫 부팅시 50%대로 배터리가 남았는데, 이 정도가 전원을 끈 상태에서 장기보관할 때 이상적인 배터리 상태라는 걸 본 적이 있다. 배터리 성능을 보기 위해 옵션에 들어갔는데 교체 후 첫 부팅이라 그런가 한참 지나서야 100% 성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사용결과 대용량임에도 배터리 소모가 빠르게 이루어졌다. 기대보다 그렇다는 것이고 과거 실사용 때의 소모 속도는 기억이 나지 않으니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그리고 아이폰6는 최종 업데이트가 ios12에서 멈췄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카톡을 비롯해 설치가 안 되는 앱이 많다. 다행히 뉴욕타임스 앱의 경우는 설치 가능한 이전 버전을 제공하여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 써보니 쓰기 싫을 정도로 실행속도가 느렸다. 여러 앱에서 아이폰6는 실사용시 큰 인내심을 요구하는 사양이 되어버렸다. 이상하게 애플앱인 팟캐스트 조차도 버벅임이 심해서 정말 간단한 용도로만 쓸 수 있었다. 음악, 메모 정도를 일단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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