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고 처절한 이야기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켄 로치의 최근작을 봤다. 좀 늦게 보긴 했는데 현실을 마주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일 테다.
갈수록 더 많아지는 플랫폼 노동자의 삶을 다루는데 영국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 상황이라고 해도 부합하는 측면이 많다. 회사 소속처럼 일하지만 실상은 개인 사업자라 책임을 따질 때는 혼자 처리해야하는 상황이 대표적인데 결말부에 극단적으로 펼쳐진다.
영화 속 남편은 택배일을 하는 플랫폼 노동자이고 아내는 하루에 여러 집을 돌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가장 험한 꼴은 남편이 당하지만 아내도 일의 고단함과 어려움, 난처함을 여러 번 겪는다. 하지만 더 눈에 띄는 건 아내가 돌보는 환자들 중 한 명의 대사다. 혼자서는 이동이 불가능하여 몇 걸음 움직이면 되는 화장실을 못 가 소파에서 실수를 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자기도 자신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사람들은 건강하고 젊을 때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늙어서 암에 걸리고, 치매를 앓고, 남의 도움 없이는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돌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은 영국이나 한국이나 충분해보이진 않는다.
제목은 택배 배달을 하다가 직접 전달을 못 하게 될 때 집 앞에 붙여놓는 안내문의 문구다. 하지만 감독은 이전 영화에서 그랬듯이 영국에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조금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 그들을 신경쓰지 못했다는 의미로 이 문구를 영화제목으로 삼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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