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공교롭게 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되며 MCU 영화들의 개봉이 늦춰지고 있었다. 엔드게임 이후 개봉한 영화들도 있지만 새로운 페이즈가 본격적으로 펼쳐지지는 않았다. 완다비전이 코로나19 때문에 제작된 것인지, 코로나와 무관한지는 아직 찾아보지 않았지만 적절한 시점에 방영이 되었다.
완다비전은 MCU의 캐릭터인 완다 막시모프와 비전을 합친 말이다. 그러나 이 TV 드라마가 1950년대부터 유명 미국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식으로 전개된 것처럼 '텔레비전' 시대에 대한 오마주인양 텔레비전과 비슷한 단어인 '완다비전'이라는 말을 쓴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좋아하지 않았지만 마블 히어로 영화들은 거의 다 봤다. 하지만 누가 누군지는 대략 알지만 세세한 부분은 기억하지 못 한다. 완다 막시모프가 남매로 출연했던 건 기억하지만 그 오빠를 연기한 배우가 아론 테일러 존슨이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아챘고, 원래 스칼렛 위치인줄로 알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완다는 이 드라마를 통해서야 스칼렛 위치가 되었고, 시즌이 끝났지만 완전히 스칼렛 위치로 자신을 자리매김한 것 같지도 않았다.
9편으로 시즌이 끝나고(어떤 이는 시즌2을 예상했고, 어떤 이는 TV 시리즈가 더 없을 것으로 이야기했다) 나온 미국 매체들의 9편 리뷰를 여럿 읽어보면 호평보다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화이트비전의 처리, 모니카 램보의 어이없는 대사, 가짜 피에트로 막시모프(Pietro가 아닌 Fietro라는 별칭으로 불렸다)의 정체, 너무 짧은 달시의 출연분량 등이 주요 불만 대상이었다.
마블에서 흘리기도 했을 터이고, 원작 코믹스가 있으니 많은 팬, 시청자들은 이 완다비전의 내용과 위상을 예상해왔다. 멀티유니버스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고, 폭주하는 완다가 그 원인이 될 거라는 추측이 많았다. 피날레가 가까워질수록 많은 이들은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하리라 예상했다. 알 파치노가 많이 거론되었지만, 다른 유니버스에서 온 줄 알았던 페이크 피에트로를 제외하면 새로운 캐릭터 등장은 없었다. 아그네스가 아가사 하크니스라는 세일럼의 마녀라는 점과 완다가 아가사 덕분에 정체를 찾아간다는 게 이 드라마 스토리의 절정이자 요점이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MCU의 톱니바퀴 중 하나라는 점 외에 감정적으로 울림을 주는 건 완다가 스칼렛 위치가 된다는 게 아니다. 몇 명 리뷰어들은 9편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증언했다. 비록 가상이고, 웨스트뷰의 헥스 안에서만 구현되었지만 비전을 되살리고 그와 쌍둥이 아이까지 갖게 된 완다가 가족을 다 보내야했던 장면 때문이다.
또한 완다가 살아가며 겪어야했던 아픔들도 감정선을 건드린다. 그녀와 피에트로는 소코비아라는 가상 국가 출신인데 가족이 미국의 옛 드라마를 보던 와중 스타크 회사에서 만든 폭탄 때문에 부모님을 잃는다. 완다가 비전과 가까워지던 시점에도 TV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완다는 어릴 적부터 TV를 도피처로 생각했던 것 같다. 모든 가족을 잃은 완다가 비전을 잃은 이후 자신만의 세계에서 가상의 가족을 새로 만들어내는 경험은 그녀의 치유를 위한 경험으로써 의미가 있었다.
리뷰어들이 지적한 것처럼 화이트비전이 너무 쉽게 진짜 비전과 다름없는 존재가 되며 마블이 사실상 죽은 캐릭터를 살려버렸고, 9편의 쿠키 영상으로 아이들마저 사라진 게 아닌 걸로 드러나며 완다비전을 통해 쌓은 시청자들의 공감은 어떻게 해야하느냐가 문제로 남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포인트가 많은 영웅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이었는데 완다비전에서 비전을 죽은 채로 처리하지 못한 건 아쉽다. 어떤 예전 댓글에서 화이트비전(누군가는 가짜 비전이니 Fision이라고 불렀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본 터라 원작에도 있는 설정인가라는 생각은 들고, 완다의 쌍둥이 아이들도 원작에 있는 캐릭터이니 마냥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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