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을 읽은 것은 아이가 입원해있던 6, 7년 전의 일이다. 꽤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제는 세세한 부분은 많이 잊어버렸다. 넷플릭스의 신작으로 제목에 홈즈가 들어간 작품이 나온다는 걸 얼핏 봤을 때는 드라마 시리즈려니 했는데 한 편짜리 영화였다. 주인공은 넷플릭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스트레인저 씽스에서 열연한 밀리 보비 브라운이다. 헨리 카빌,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유명한 배우도 적은 비중으로 등장한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가상 인물 중 하나인 셜록 홈즈가 조연인 영화. 셜록 홈즈를 조연으로 만들고 부각시키는 캐릭터는 가상 세계 속의 또 다른 가상의 캐릭터, 셜록의 여동생 에놀라다. 엔딩 크레딧을 보니 에놀라 홈즈라는 캐릭터를 만든 소설 원작이 있는 것 같다. 원작과 이 영화 버전의 일치도는 판단할 수 없지만 이 영화의 스탠스는 최근의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페미니즘, 또 흔하게 pc로 불리는 경향이다. 여성의 참정권이 걸린 선거법 개정이 걸려있는 시기에, 셜록의 어머니는 여성 투표권 쟁취를 위한 운동가였다. 셜록 홈즈의 시대 배경으로 보면 영국 여성 투표권과 시기적으로 맞는지 좀 의문인데 다시 확인해야할 부분이다. 일련의 여성 운동가들이 폭력적인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투표권 쟁취를 하려고 했지만, 에놀라와 엮이게 된 젊은 남작이자 후작이 상원에서 투표를 하며 평화적으로 법이 바뀌었다는 것이 큰 줄기라 하겠다. 찬반이 팽팽할 때 한 표의 중요성이 클 수도 있지만, 이미 그 남작의 표 이전에 정확히 50:50이었다면 이미 여성 참정권에 대한 큰 공감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 하겠다. 하지만 내가 희미하게 기억하는 참정권 역사와 무언가 맞지 않아서 확인해봐야겠다.
샘 클라플린은 그렇지 않아도 헨리 카빌과 얼굴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 둘이 형제로 등장하니 처음에는 헨리 카빌이 1인 2역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샘도 유명한 영화에 많이 출연한 배우이지만 그의 성은 잘 외워지지 않는 편이다. 수퍼맨과 위처를 연기한 카빌 버전의 셜록은 너무 몸이 좋아서(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몸을 쓸 일이 전혀 없다) 부적절해보였다.
밀리 보비 브라운은 극중 16세로 나왔는데 놀랍게도 실제 나이도 그렇다고 한다. 만 16세면 거의 성인의 신체에 근접할 시기이긴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며 당연히 그녀가 20세가 넘었으려니 여겼다. 여전히 스트레인저 씽스의 캐릭터가 자꾸 연상되었지만 주연을 그럭저럭 소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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