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sed by wolves>
출연진은 전부 낯선 인물들이지만 제작자 리들리 스콧만 믿고 보는 드라마인데 상당히 이야기가 진전된 지금도 갈피를 잡기는 어렵다. 신 있는 세상이 멸망한 인류가 새로운 행성에서 새 출발을 모색하는 와중에 무신론자가 유신론자가 되고, 유신론자가 무신론자가 되기도 하고, 안드로이드가 기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과학기술의 발달 정도에도 초현실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혼란이 이어진다. 그 절정은 최근 에피소드에서 안드로이드의 임신이라 하겠는데, 최근 얼핏 본 7,80년대 영화에도 기계가 인간을 잉태시키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인간이 기계을 잉태시켰다고 할까? 이것이 기적이 아니면 무엇이 기적일까. 여전한 종교적 믿음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제목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도 있었다. 로물루스라는 이름이 언급되었는데 이는 로마의 탄생 설화이고, 자식을 잃은 어미 늑대가 인간을 젖먹여 길렀다는 것인데, 마더와 어린이들의 관계처럼 다른 종으로부터 구원을 받고 생명을 얻고, 혹은 이종교배까지도 염두에 둔 설정이었나보다.
<The third day>
주드 로가 메인 롤이고, 잘 될 듯 하면서 아직 만개하지 못한 캐서린 워터슨이 상대역이고, 에밀리 왓슨도 주요 역할을 맡았다. HBO와 SKY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아직 초반인데 의심스러운 외딴 마을에 갇힌 주드 로가 겪는 혼란이 전개된다. 마을은 아주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마을 사람들은 충분한 변명거리를 제공했고, 그럼에도 무언가 이상한 일들, 특히 자신의 불행과 연관된 정보들이 마을에 공유되었다는 점에서 주드 로의 캐릭터는 불안과 공포를 느낄만했다. 그럼에도 수작이다라는 느낌까지는 받을 수 없다.
<Lovecraft country>
HBO의 근래 최고 작품이라 평가할만한 와치맨(최근 골든 글로브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다)의 뒤를 잇는 미국 내 흑인 차별에 대한 적나라한 풍자극이다.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포함시킨다면 플롯 어겐스트 어메리카도 꼽을 수 있겠다.
매주 리뷰를 하고 싶은 작품이지만 워낙 괴상해서 정리하기가 매우 힘들다. 전에 이북 형태로 전집을 구매한 러브크래프트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새로운 사실로 출발하여, 1950년대 미국의 흑인 차별이야기가 그로테스크하게 1편에서 그려진바 있다. 이후 이야기는 인디언 학살도 들어가고, 심지어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한국전쟁에서 미군의 민간인(공산주의자로 의심되는 한국인들) 학살까지 다룬다. 그러면서도 관능적인 여러 성관계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여러 인종의 관계가 등장해서 이것도 최근 미국의 흐름인가 싶을 정도이다.
백인 지주의 강간으로 생겨난 흑인 후손이 백인 조상의 유산을 차지할 가능성이라던가, 백인의 가면 속에 있는 흑인, 남자의 가면 속에 있는 여성 등 온갖 사고실험들이 시각적으로 처리된다. 주인공인 흑인조차 머나먼 한국에서 저지른 죄를 씻지 못하며 모두가 죄인인 상황에서 어떤 해결책을 선보일지 모르겠다.
<Ted Lasso>
미국판 새터데이나잇 라이브에서 맹활약했던 제이슨 서데이키스가 미국인으로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팀의 감독이 되어 겪는 이야기이다. 축구가 이 정도로 핵심이 된 주요 드라마가 있었나 싶지만 이번에도 실패작이다. 캐릭터들의 인간 관계의 변화 양상들은 괜찮은 편이지만 축구 팬으로서는 별로 납득이 되지 않는 전개가 이어진다. 그러고보니 서데이키스와 비슷한 시기 SNL의 기둥으로 활약한 크리스틴 위그는 영화로 다작을 했지만 최근에는 활동이 잠잠해진 느낌이다.
<메기>
야구 소녀의 주연 이주영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라서인지 메기를 보았다. 매우 독특한 연출이 돋보이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게 드러났다. 영화의 주제가 잘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청년실업의 문제가 부각되었고, 신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데이트 폭력에 대한 논의도 있지만 무엇이 중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구교환 배우 캐릭터의 무기력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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