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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웨스트월드 시즌3 에피소드5

by wannabe풍류객 202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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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도 많은 정보가 공개되었다. 세락의 과거가 알려졌고, 버나드의 펄을 굳이 돌로레스가 가져온 이유도 약간이나 암시되었다. 

 

어린 시절 파리에서 인류의 멸망 조짐을 목격한 세락은 형과 함께, 그리고 특히 형의 능력을 기반으로 혼란에 빠진 인류를 구할 신을 창조할 목적으로 미국에 갔다. 실제로 이 둘은 그런 기계, 리호봄을 창조하는데 성공했다. 리호봄(이 이름이 하도 낯설다 보니 정확한 발음도 잘 몰랐다. 어떤 리뷰어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로보호보라고 편의상 부르는 걸 듣다보니 오늘까지도 로호봄으로 착각했다)은 성경 속에서 솔로몬의 아들이다. 동생 세락이 투자자인 리암 뎀프시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로 이 AI 시스템은 버전이 업데이트되면서 사울, 데이빗(다위), 솔로몬에 이어 리호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리호봄이 거의 최종 버전으로 오래 지속된 셈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Rehoboam

 

리호봄이 명백히 신으로 제시되었으나 성경에서 리호봄이 신은 아니었다. 예수의 선조 계보는 두 가지로 제시되었다는데 마태복음 버전은 다윗-솔로몬-리호봄의 후예로 되어있다 한다. 세락은 리호봄에 이어 예수 버전을 염두에 두었던 것일까? https://ko.wikipedia.org/wiki/%EC%98%88%EC%88%98%EC%9D%98_%EA%B3%84%EB%B3%B4

 

이번 편에서 단신으로 뛰고 있는 돌로레스의 작전이 드러났다. 그녀가 리호봄에 접속하려고 한 이유는 인간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함이었다. 모든 인간의 운명을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리 정해놓는 리호봄의 계획 때문에 인간 사회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인데, 돌로레스가 모든 이들의 휴대폰 비슷한 단말기에 자신의 앞날, 운명을 알려준 것이다. 거리에는 싸움과 파괴가 빈번했고, 폭동의 광경은 없으나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돌로레스 때문에 리호봄이 예측하는 미래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운 것을 향해가게 되었고, 이는 세락이 원한 정반대의 미래이고, 인간을 없애겠다는 돌로레스가 원하는 바였다. 

 

지난 편에서 돌로레스와 싸우는 와중에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추락사가 의심되었던 스텁스는 아무렇지 않게, 그것도 멀쩡한 모습으로 깜짝 등장하여 예의 그 어설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버나드는 돌로레스가 자신을 인간 사회로 투입시킨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렇다면 돌로레스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일까? 이미 웨스트월드 안에서 버나드의 쓰임새를 추측했다는 것이 잘 이해는 가지 않는다. 그녀가 이미 인간 세상의 유력자들의 데이터를 많이 파악하긴 했다. 

 

이번 시즌이 리부트 성격이라는 것은 1편에서부터 지적된 바 있다. 지금도 새삼 의문인게 웨스트월드의 사건들과 리호봄이 조종하는 인간 세상의 연결점은 무엇인가? 웨스트월드로 비뚤어진 욕망을 분출하려는 돈 많은 인간들이 찾아갔다. 그 인간들은 이미 리호봄이 조종하는 세상의 일원이다. 세락은 델로스, 웨스트월드에 대한 데이터도 물론 확보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이 웨스트월드 같은 곳에 가도록 조종 혹은 방조했을 것이다. 비참한 상태의 인간들은 비참하게 살다가 죽도록 놔두고, 부자들은 개망나니로 살도록 놔두며 철저한 계급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최상책이라는 것일까? 실제 계급 사회는 인류사 전체로 봤을 때 많은 기간에 해당하고, 현대 사회가 만인 평등의 민주주의를 표방해도 경제적 실상은 계급 사회라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세락이 어릴 때 본 멸망의 조짐이 보인 시기는 계급 사회가 아니었을까? 리호봄으로 인해 무엇이 얼마나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 세락은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아웃라이어들을 모두 격리 수용하여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정도가 차이일 것이다. 

 

놀란과 리사 조이는 웨스트월드의 변화를 도모하면서 이전에는 거의 그려놓지 않았던 웨스트월드 바깥 인간 세상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웨스트월드처럼 만든 것 같다. 모두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의 불가능성을 로봇 세계에서도, 인간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목격하게 만드는 것이다. 질서가 아닌 혼란, 순종이 아닌 반항을 도모하는 이런 세계관은 다시 질서를 원하는 방향으로 회귀하고 또 혼란이 오는 순환을 겪지 않을까? 인간이 모두 사라지고 인간의 탈을 쓰고, 인간과 유사하게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 기계들만이 남은 세계는 평화로울까? 

 

잡다하게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이렇게 추상적이고 큰 이야기로 가면 답은 안 나오기 마련이다. 한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마쳐야겠다. 케일럽은 '장르'라는 이름의 마약에 취해서, 마치 여러 영화 장르를 직접 체험하는 경험을 한다. 그 경험이 길게 이어지는데, 나중에 리암 뎀프시 주니어가 죽어가는 과정에서의 플래시백 장면의 의도가 궁금하다. 리암은 케일럽에게 니가 그랬다고 자꾸 말을 하고, 케일럽은 자신이 이전에 누군가를 끌고가서 죽였던 것 같은 장면을 떠올린다. 그 인물은 누구인지, 케일럽은 왜 기억이 불확실한 것인지 궁금하다. 케일럽은 로봇일까? 리암은 특수 안경을 쓴 상태에서 케일럽의 과거를 목격했던 모양이다. 

 

다음 편 예고에서 메이브와 워월드, 헤일, 윌리엄이 모두 출연하고 있으니, 특히 윌리엄의 예고된 탈출이 일으킬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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