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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작은 아씨들 (2019)

by wannabe풍류객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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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반부였을까 그레타 거윅이 감독으로써 다시 내놓은 작품에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큰 기대를 품은 바 있다. 영화는 역시 호평을 받았으나 시상 시즌에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레타 거윅이 감독상 후보에서 제외되어 다시 논란이 일었다.

영화는 얼마 전에 볼 수 있었다. 재미있었고, 마지막 부분의 설정은 매우 흥미로웠다. 가장 혼란스러운 점은, 아마도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아서이겠지만, 누가 언니인지 구분이 안 갔던 부분이다. 첫 인상엔 시얼사 로난이 큰 언니고 에마 왓슨이 그 다음, 플로렌스 퓨, 일라이자 스캔런의 순으로 보였다. 순전히 외모를 보고 판단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확실치 않지만 에마 왓슨, 로난, 스캔런, 퓨의 순서가 맞는 듯 하다.

김혜리 기자의 필름클럽 팟캐스트에서도 이 영화를 다뤄서 잘 들었고, 준비가 소홀했다고 하시지만 필요한 부분은 거의 짚지 않았나 싶었다. 역시 김혜리 기자도 거윅 감독이 원작에서 가장 크게 바꾼 부분인 마지막 부분에 대해 주목했고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필름클럽 팟캐스트는 남자가 보기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성적 시각이 앞서지만 사회 전반의 남성 중심적 사고와 균형을 잡기 위해선 불가피한 입장이라 이해하고 있다. 과연 19세기 중반 미국의 여성이 어느 정도의 독립을 꿈꿨는가에 대해서는 거윅 감독이나 김혜리 기자의 시각만큼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 시대의 흐름에서는 가능한 해석들일 것이다.

남의 나라, 그것도 서구의 여성들을 칭하며 하필 ‘아씨’라는 번역어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기실 전혀 정보가 없었기에 원작 소설이 영국 소설인지 미국 소설인지도 몰랐다. 시대 배경도 남북 전쟁시기까지 내려갈 줄 몰랐다. 그러함에도 빈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유하지도 않은 가정의 네 딸들을 왜 ‘아씨’라고 번역한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어딘가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씨라는 말은 조선시대 사극에서나 듣던 말이고, 그나마 사극을 전혀 안 보는 나로서는 언제 들어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말이다. 그냥 ‘어린 여자들’이 맞지 않나? 하지만 ‘어린 여자들’은 너무 평범했는지 모른다. 그런 평범한 제목을 한국 사회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까? 기왕에 이상하게 된 번역을 굳이 계속 쓸 필요가 있을까?

같은 배우들이 10대 초반부터 20대 전후를 연기하는 것이 매우 어색했다. 그 부분은 교차 편집을 시도하여 헛갈리게 만들었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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