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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orary

스타워즈 9: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by wannabe풍류객 2020.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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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가 다시 한 번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 편씩의 시리즈가 세 번째로 제작되어 종료된 것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스타워즈를 보고 다른 사내아이들처럼 광선검 대결을 흉내내기도 하고, 우주비행선 전투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생경했다. 조지 루카스가 만들어낸 가공의 세계이기 때문이겠지만 이마저도 일본 문화에서 상당히 가져왔다는 말도 있고, 묘한 짬뽕의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조금 이해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군대에서 내가 상병쯤 되었을 때인가 들어온 후임병, 그는 공교롭게도 같은 대학, 같은 단과대 출신에 같은 학번이었다, 때문이다. 그와 둘이 경계근무를 서던 날 그는 오비완 케노비를 열심히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그 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스타워즈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했던 것은 분명하다. 실상 오리지널 세 편의 전사 세 편이 나올 때 별로 관심이 없었던 터다.

 

그러다 대학 졸업 후 다니던 직장에서 우연히 스타워즈 여섯 편을 몰아보게 되고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섯 편을 몰아본 후유증인지 오히려 몇 년 후부터 스타워즈 스토리는 머릿속에서 다 잊혀졌다. 세월은 흐르고 루카스 필름은 디즈니의 일부가 되었고, 새로운 영화판이 제작되어 차례로 공개되고 사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역시나 나는 충성심이 없는 스타워즈 팬이라 한 편도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 사람들이 스타워즈 영화들을 혹평하는 것을 듣고 읽었고 개봉이 한참 지난 후에 그래도 찾아서 보고 뭐 나쁘지 않네 생각하고 넘어갔다. 마크 해밀의 깜짝 등장에 나도 놀라고, 캐리 피셔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번외편인 로그 원의 멋진 결말도 좋아했다. 그렇지만 8편은 꽤 재미없게 봤던 것 같다.

 

실상 연기파 배우인데 이런 시리즈에서 망가져서 아쉬운, 혹은 그나마 그가 있었기에 조금은 살아났던 것인지도 모를 연기를 펼친 아담 드라이버. 9편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 그는 마크 해밀, 캐리 피셔에 이어 세번째로 이름이 등장한다. 따지고 보면 주인공은 레이인데 그녀는 네번째로 이름이 나온다. 제목처럼 스카이워커로서 다시 등장한 것은 레이였고, 살아남은 것도 레이였다. 레이와 카일로 렌은 서로 생명을 주고 받았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가 된다면 레이가 한 번 더 벤을 살릴 수도 있지 않나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스카이워커의 적통은 혈연이 아닌 정신적 승계로서 실현되었다.

 

레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논의가 있었을 것이다. 9편이 되어서야 정확히 그녀의 혈통이 공개되었는데, 그래서 이전에는 아무나 포스를 가지고 제다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냐며 반발하는 의견도 본적이 있다. 그것도 요즘같은 시대에 나쁘지 않은 메시지라고 생각하지만, 드러난 바 그녀는 제국 황제 할아버지를 둔 덕분에 그런 능력을 가졌다. 그녀의 부모, 그러니까 제국 황제의 아들 부부?에 대해서는 매우 짧게 설명이 되고 마는데 그들이 특수 능력을 가졌던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들이 제국 황제를 거역한 것은 인간의 선한 본성 때문이라고 넘어가는 것인지?

 

글쎄, 이 작품은 워낙 구멍이 많다고 하니 내가 평가할 바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엔 거의 납득이 가는 전개였다. 심지어 한 솔로까지 등장시키며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들을 마지막으로 고이 보내드렸고, 새 시대의 시작을 자칭 스카이워커의 등장으로 알렸다. 카일로 렌은 벤으로 돌아왔고, 벤과 레이의 키스는 새로운 가문의 시작을 알리는가 싶었지만 벤은 저세상으로 갔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제국 황제가 느닷없이 돌아오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도 있으리라. 실제 죽은 배우를 CG로 부활시켜 연기를 시키는 세상이기도 하다.

 

제국군과 저항군의 마지막 전투 때 희망이 거의 사라질 무렵 압도적인 수의 추가 저항군들이 등장할 때는 부끄럽게도(?) 전율을 느꼈다. 그들은 '피플'이었다. 이미 전에 전직 스톰트루퍼들이 양민 학살을 할 수 없어 반항하고 군대를 떠났다는 설정이 제시된 바 그렇게 숨어서 기회를 엿보던 민중들은 분연히 일어섰다. 작위적이고 매우 촉박한 시간을 감안하면 일어나기 힘들 일이라 보지만 스타워즈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스타워즈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드로이드들에 있는데 3po, r2d2에 이어 bb-8이 등장했고 이번에는 더 작은 놈이 등장해서 짧은 분량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음 시즌 맨덜로리언도 기대해보고, 거의 가면을 써서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케리 러셀에게 위로를 보내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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