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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 축구

감독 로저스를 비판한 다우닝

by wannabe풍류객 201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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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틀 간 잉글랜드 축구계 최대의 뉴스는 존 테리 징계 보고서 발간과 이어진 애슐리 콜의 FA 비판 트위터 사태에 대한 것들이었다. 한국 언론에는 많이 소개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나는대로 정리해보고 싶다. 지금은 리버풀 소식을 하나 전하고자 한다. 


얼마 전 리버풀 감독 브렌던 로저스가 스튜어트 다우닝과 호세 엔리케를 콕 집어서 비판한 일이 있었다. 이후 엔리케는 부상이 다 낫지 않았지만 감독 눈에 들기 위해 뛰었다는 눈물겨운 인터뷰로 하소연했고, 최근 공식적으로 재계약이 확정되며 주전 자리를 재확인한 다니엘 아거마저 뼈에 금이 갔지만 그래도 뛰고 있다고 말하며 새 감독 밑에서 선수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가 드러난 바 있다. 


다우닝의 경우 처음엔 "실망했지만" 경기장에서의 활약으로 감독이 틀렸다는 걸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선수로서 표준적인 대응 멘트를 했다. 그러나 우디네제와의 유로파 리그 경기를 치른 후인 10월 6일의 새로운 인터뷰에서는 "화가 났다"고 말하며 감독에게 더욱 서운한 감정을 노출했다. 


저는 분명회 화가 났어요.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 말을 무슨 뜻으로 했는지는 감독님께 직접 여쭤보세요. 저는 분명 그 말이 사적이었으면 좋았을 거에요. 


같은 일을 두고 이틀 만에 선수가 새로운 말을 공개한다는 건 이례적인데 그 이유는 우디네제에게 패한 이후 로저스가 선수들을 "게으르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비판은 선수들 전체에 대한 것이었지만 공교롭게도 그 중에는 다우닝도 포함되어 있다. 다우닝은 리버풀의 리그 개막 경기 패배 이후 리그 경기 교체가 아니면 리그 컵, 유로파 리그 경기 등 덜 중요한 경기에 나오고 있었다.


로저스는 선수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경기에 완전히 집중하고 필요할 때 온 몸을 던져서 상대방을 막고 태클하는 걸 요구한다. 그러나 다우닝은 그런 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종류의 '용감함'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지고 있을 때 공을 잡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도 용감한 일이고 자신은 그런 걸 잘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디네제 경기에서 자기는 잘 했다고 자평했다.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지만 다우닝은 이미 몇 차례 로저스의 사무실에 찾아가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그도 인정하듯이 경기장에서 무언가 보여주지 못 하면 면담을 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다우닝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다우닝은 여전히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다시 뛰고 싶지만 리그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갈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 다우닝이 로저스 밑에서 주전이 되긴 힘들다. 이제 1월은 석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다우닝은 아무리 자기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로저스가 주문하는 '용감함'을 보여줘야할 수 있다.


한편 전 리버풀 감독 케니 달글리쉬는 데일리 미러에 연재하는 자신의 최근 칼럼에서 드디어 후임 로저스에게 칼을 겨눴다. 예전 칼럼에서는 매우 간접적으로 로저스를 비판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제목에서부터 로저스의 책임을 언급하고 있다.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은 주제임에도 감정을 절제해야했기 때문인지 칼럼이 글로서는 두서가 없고 흐름이 이상했다. 심지어 케니는 제라드, 수아레스, 글렌 존슨만 멀쩡하고 그 선수들이 활약하기만 하면 못 이길 팀이 없다는 무책임한 주장까지 한다. 선수 개개인의 명성보다 팀 전체의 결합, 유기적 움직임을 강조하는 로저스와는 상당히 다른 케니의 철학이 드러난다. 


레이나에 대한 언급도 재미있는데, 최근 언론에서 2012년에 들어와 레이나가 실수가 많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어떤 이는 롱 킥이 정확한 레이나가 로저스 밑에서는 수비수들에게 손으로 공을 내줘야하면서 장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케니도 그 주장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 같은데, 레이나가 경기 방식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지만 우디네제 경기에서는 훌륭하게 슛을 막았다고 평했다. 여전히 리버풀에서 해고된 것에 감정적 앙금이 남았을 케니가 칼럼에서 리버풀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땐 더 신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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