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버풀 & 축구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⑥ : 킨을 용서하려했던 알피 홀란드

by wannabe풍류객 2011. 11. 24.
반응형

오래간만에 연재를 재개한다. 이번 회에서도 끝을 내지 못할 것 같다. 

지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2011/08/10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①: 충돌의 시작, 1997년 9월 27일
2011/08/12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② : 프랑스 월드컵 결장의 가능성, 1997년 10월
2011/08/17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③ : 복수심의 시작
2011/09/15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④ : 부상 1년 후의 재회, 1998년 11월.
2011/09/17 - 로이 킨 복수극 해부 ⑤ : 문제의 그 날, 2001년 4월 21일

이번에는 로이 킨의 살인적 태클이 있은 후 10여일을 집중적으로 보려고 한다. 영국 신문에서 이 태클은 보통 'X등급 태클'이라고 명명되었는데, 2001년 5월 이후가 되면 관련 기사가 확연히 줄어들고 10월, 즉 다음 시즌이 되어서야 홀란드가 부상이 악화되어 다시 수술을 받게 된다는 소식이 나온다(미러, 10. 24). 

우선 기사들의 대략적인 반응을 살펴보면 킨에 대한 옹호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홀란드와의 과거사가 어쨌든(그 때조차 킨의 부상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음이 강조된다) 이런 식의 태클을 해서는 안 된다, 형사처벌감이다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리고 발이 높게 올라간 킨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홀란드의 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보통은 당시 맨시티 감독인 로일 그리고 홀란드 자신의 설명처럼 가격을 당한 알피의 다리가 땅에 붙어있지 않고 공중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외형적 부상이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전에 쓴 글에서도 밝혔지만 홀란드는 킨에게 태클을 당하고도 경기를 끝까지 뛰었고, 이후 노르웨이로 날아가 물리치료를 받았다(비록 초기에는 태클 후유증으로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노르웨이에서 대표팀 경기도 뛴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그는 다음 리그 경기인 웨스트 햄과의 홈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그러나 부상 악화 염려로 후반에 교체된다. 

당시 로이 킨이 자신의 태클로 쓰러진 홀란드에게 한 말은 언론들의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혹은 기자들이 알고있어도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보도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오직 텔레그라프에서 "잡았다(4. 23)", 미러에서 "4년 전의 복수다(4. 23)"라고 쓴 것이 전부다. 로이 킨의 자서전은 다른 표현이었을 가능성도 암시하는데 본질적으로 킨이 복수를 위해 태클을 했다고 홀란드에게 말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21일의 경기 이후 홀란드와 킨은 몇 차례 인터뷰를 했고, 이들 외에도 이 사건에 대해 여러 축구인들이 인터뷰를 했다. 시간 순서로 배열해보는 것이 좋겠다. 

우선 약간 과거로 돌아가 경기 열흘전 로이 킨이 맨유TV에서 예전 자신이 장기 부상을 당했던 리즈와의 경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가 저를 약올리고 있었고, 저는 그것에 영향을 받았어요. 
킨은 홀란드가 약올려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신의 부상을 초래했던 그 태클을 했다고 고백했다(미러, 4. 23).

23일자 뉴스에서 21일의 태클에 대한 여러 축구인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토미 스미스 - 리버풀 레전드>

저는 그 선수 다리가 부러진 줄 알았어요. 저도 선수 시절에 태클을 해봤지만, 그 정도로 발이 높게 태클을 한 적은 없어요. 

그 태클이 홀란드를 심각하게 부상시키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것은 단지 그의 다리가 공중에 떠있어서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TV에서 그 장면을 봤을 때 저는 움찔 놀랐어요. 끔찍했고, 그가 심각하게 다쳤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말해 그의 다리가 부러졌다고 생각했는데 홀란드가 이후에도 잘 뛰더군요. 킨은 특별한 선수고 그를 헐뜯으려는 게 아닌데, 그는 거친 태클러고 유나이티드의 위대한 선수이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거에요. 

<존 스테이플튼 - 전 맨유 공격수>

그것은 높고 무모한 태클이었어요. 퇴장 처분을 받은 것에 불만을 가질 수 없을 거에요. 주심은 그를 퇴장시킬 수밖에 없었죠.  

로이가 그가 한 일을 무마하기 위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맨시티 골키퍼 내쉬>

그다지 아름답게 보이진 않았어요. 더비 경기에서는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단지 그런 일들 중 하나였어요

알피는 정직한 선수에요. 그는 쓰러졌는데 일부러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21일 경기에서 맨시티 득점자 스티브 하위>

저는 아주 가까이 있었는데 킨이 지나쳤어요. 저는 그가 복수를 생각했던 것인지는 몰라요.  

확실히 키노는 퇴장당하면서 그에게 말을 잠깐 했는데 저에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저에게 했던 솔샤르의 태클도 그렇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는 경고도 받지 않았어요.

한편 경기 후 두번째로 있었던 홀란드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미러, 4. 24). 
제가 당했던 최악의 태클이라고 생각해요. 걸을 수 있는 게 다행이었죠.

만약 우리 선수 중 하나가 유나이티드 선수에게 그를 불구로 만들 수 있는 태클을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요?  

최소한 저는 두 발로 걸어다니고 있어요. 비록 약간 멍이 들고 얻어맞은 느낌이 있지만요. 

공을 위해 다투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게 태클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킨이 한 말은 거의 태클보다도 더 나빴어요. 저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로이 킨은 우리가 악수를 할 때 제 눈을 보지 않았고, 항상 저희 사이에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저는 그 일을 멀리할 수 있습니다. 전혀 신경쓰이지 않아요. 그러나 그는 같은 일을 또 하면 안 됩니다. 

우리 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할 것이지만 저는 복수를 하지 않을 거에요. 

홀란드는 위 인터뷰를 하고 하루 지나 다시 인터뷰를 한다(아이리쉬 이그재미너, 4. 25). 
저는 그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길 바라죠. 그러나 부상당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훨씬 나쁜 상황일 수도 있었으니까요. 

나중에 텔레비전으로 몇 번 그 장면을 봤어요. 확실히 지저분해 보였고 저희 감독님이 말씀하셨듯이 제 다리가 바닥에서 떨어진 게 행운이었어요. 안 그랬다면 우리는 여전히 다리를 찾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런 일들은 일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저 자신도 태클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만약 제가 실수로 뒤늦게 태클을 뒤늦게 들어갈 경우 발을 빼려고 해요. 킨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사람들은 이 사건이 제가 리즈에 있을 때의 사건에서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어요.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 때에도 저를 향한 그의 태클이 그의 부상을 초래했기 때문에 절대 그 사건이 제 탓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제가 그 사건 이후 그에게 고함치는 것을 보셨을 텐데 저는 그가 다친 척하며 프리킥을 얻으려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지난 번 맨체스터 더비 전에 킨에 대해 몇 가지 코멘트를 했는데, 그게 그를 화나게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가 위대한 선수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른 모두와 같은 규칙에 복종해야 합니다. 

다음 번에 우리가 유나이티드를 만날 때 이 일이 제 마음 뒤켠에 있을 수 있지만, 저는 복수를 원히지 않아요. 저는 모든 일과 그에 대한 것을 신경쓰지 않아요
언론에서는 킨의 태클이 있은 후 즉각적으로 1997년의 사건을 떠올리고 연결지었지만 홀란드는 애써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현재 우리가 영상을 보면 너무나 분명해보이지만 당시엔 킨의 고의성 자체를 확실하게 판별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킨 자신이 워낙 말을 아꼈고, 킨의 성격으로 보아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21일 이후 이 때까지 홀란드의 인터뷰를 보면 알겠지만 킨의 악랄한 태클에도 불구하고 홀란드는 킨을 용서할 자세였다. 

인터뷰들로 글이 길어져서 여기까지 하고, 마지막으로 노팅엄 포리스트의 전설적인 감독 브라이언 클러프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았는지 소개하기로 한다(벨파스트 텔레그라프, 4. 27). 킨은 클러프의 노팅엄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고, 킨을 유명 선수로 만든 것도 클러프다. 

저는 레녹스 루이스가 지난 일요일 아침에 그 펀치를 못 봤다거나 타이타닉호의 선장이 빙산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큰 귀로 퍼기가 그 태클을 못 봤다고 말했을 때 그리고 그 비서가 그것이 퇴장감이었다고 생각하는 걸 듣고는 믿을 수 없었어요. 

퇴장이요? 그건 제가 본 파울들 중에서도 최악이었어요. 

만약 퍼거슨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면 텔레비전 리플레이를 보는 것이 그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 앞에 나와 그 태클을 못 봤다고 그가 말한다라. 흠, 그는 우리의 지능을 우습게 보고, 범죄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어요. 

심지어 며칠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가 그 일을 비난하길 기다리고 있어요. 

마치 홀란드를 반쪽으로 갈라놓으려고 했던 것도 모자라서 나중에 킨은 드라큘라처럼 그를 덮쳤죠.  

위대한 클럽의 주장이자 아주 훌륭한 선수로서 로이 킨은 대사 역할을 하길 기대받고 있습니다. 지금의 그는 완전히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어요. 

저는 매우 많은 사람들, 해설가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킨이 한 경기에 얼마나 많이 뛰는지, 그가 어떻게 모든 잔디의 잎을 지나치는지 말하는 걸 듣는데 신물이 나고 지쳤어요. 

그는 대부분 선수들보다 더 상태가 좋을 수밖에 없어요. 그가 쉬는 시간이 많잖아요.

여덟 장의 레드 카드를 봐요. 홀란드가 아닌 그의 잘못으로 인한 그 장기 부상은 감안하지 않더라도요. 

사람들은 알 카포네가 살아있는 동안 좋은 일도 조금 했다고 말하죠. 문제는 그가 나가서 사람들을 총으로 쏴댄다는 것입니다. 킨은 유나이티드의 알 카포네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알렉스경의 명예는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댐드 유나이티드'라는 영화를 통해 클러프의 일면을 본 적이 있지만 이 인터뷰를 보면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엄청난 비유법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퍼거슨 감독을 이런 식으로 비판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 않나 싶다. 다음 번에는 갑자기 킨과 맨유를 비판하는 홀란드의 모습을 살펴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