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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 멤버들이 주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황색눈물을 보았다. 60년대 초반 일본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영화인데, 영화 속 도쿄 올림픽에 대한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케다 하야토 총리 시절 일본은 패전국의 멍에를 서서히 벗고 올림픽 개최국으로 세계 속에 당당하게 나서려고 하고 있었다. 경우는 약간씩 다르지만 일본, 한국, 베이징에서 올림픽이란 국가적으로 꽤 중요한 시점에서 치러졌다. 다만 중국의 경우 한도안 지속된 10%대 성장세가 올림픽으로 배가되어야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약간 자기만족적이었던 베이징의 쇼는 부인할 수 없는 중국의 위상을 일정 정도 반영한 것이다.
영화에서 또 인상적인 점은 일본판 3S에 대한 내용이다. 임박한 신칸센과 올림픽의 시대에 인기가 있는 3S가 뭔가 하니 스릴(Thrill -_-), 스피드, 섹스란다. T로 시작하는 단어인 '스릴'을 S로 친다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손발이 오그라들 두려움이 엄습하는데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기로 했다.
영화 초반에 미래의 일로 그려진 신칸센 개통과 올림픽 개최는 영화 종반에 현실이 된다. 일본은 명백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고, 니노미야를 제외한 예술을 꿈꿨던 3인의 아라시 멤버들은 일본의 산업화 역군으로 거듭난다. 누구를 위한 빠른 대중교통이고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지 갈수록 애매해지지만 그런 커다란 사회 변화가 있은 후로 이상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은 급속히 좋아지는 것 같은 현실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간다. 돈만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배반당한 이들. 바쁘게 돈을 버는 사이 그들은 쉬 늙어버릴 것이다. 그들의 삶을 폄하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결국 만화가로 자기의 길을 꾸준히 간 니노미야의 삶을 긍정한다.
눈이 안 좋아진 탓이지만 영화를 보며 마츠모토 준이 나온 줄 몰랐다. 꽃보다 남자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촌스로운 마츠모토가 어색하다. 니노미야의 착한 주인공 역할은 언제 봐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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