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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들은 대부분 일 년도 지나지 않아 쓸모도 없고, 클럽에 재정 부담만 더하는 존재가 되었다. 조 콜, 폴 콘체스키, 크리스티안 폴슨, 브래드 존스, 밀란 요바노비치, 대니 윌슨. 그러나 딱 한 명은 꽤 쓸만했고 팬들의 찬사를 받는 골을 여러 번 넣었다. 바로 하울 메이렐레스다. 그러나 그도 퍼슬로우+호지슨 조합의 모든 유물들에 포함되어 재빨리 처분되기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지난 5월 20일 메이렐레스가 주급 인상을 요구할 때만 해도 대다수 팬들은 당연히 올려줘야한다고 생각했고, 메이렐레스가 이번 여름에 떠난다는 건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작년 메이렐레스는 3만 파운드라는 적은 주급을 받으면서도 리버풀에 왔다. 한 시즌 잘 하면 주급을 올려주겠다는 비공식적인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리버풀은 일 년 후 클럽이 매각되건가 하여 자금 사정이 나아지는 걸 가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급 인상은 되지 않았고, 리버풀은 메이렐레스를 팔겠다는 입장을 선수에게 전했다.
Raul Meireles - Portugal by Ludo29 |
리버풀에서 메이렐레스의 위상에 확실한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달 말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3월 30일에 루카스, 5월 6일에 스피어링과 계약 연장을 마무리한 리버풀이 찰리 애덤에 이어 조던 헨더슨까지 노렸기 때문이다. 헨더슨이 먼저 영입되었고, 애덤은 며칠 내로 이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멀쩡한 제라드와 루카스가 중앙 미드필드에서 부동의 주전이고, 애덤은 즉시 전력감이며, 헨더슨은 거대한 이적료 때문에 중용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메이렐레스의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스피어링은 모두에게 밀릴지 모르지만 재계약을 했으므로 전력외로 분류될 수 없다.
대수롭지 않은 요구로 보였던 메이렐레스의 주급 인상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케니도 하울을 중용했지만 선수를 영입했던 것은 호지슨]이 경쟁자들을 줄줄이 영입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누가 보아도 하울의 이적을 가리키고 있다. 어쩌면 한 달 전 메이렐레스의 주급 인상 요구는 스피어링, 루카스의 재계약과 잠재적 경쟁자들의 영입 루머를 지켜보며 불안감을 느낀 선수가 클럽에서 자신의 위상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리버풀, 케니 달글리쉬는 냉정하게 다른 클럽을 알아보라고 말하고 있다.
하울의 원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드뿐 아니라 사이드 미드필드에도 영입이 거의 확실해보이는 스튜어트 다우닝을 비롯해 다른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어 비전공 분야지만 리버풀에서 종종 맡았던 측면자리에서도 메이렐레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현재 리버풀은 다른 클럽들에 13m 파운드 근처로 하울 메이렐레스를 살 수 있다고 알린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영입할 때 들었던 11.7m 파운드와 차이는 별로 없다. 돈을 벌겠다기보다는 들였던 돈을 회수하겠다는 의미다. 인터 밀란도 관심을 보인 가운데 유벤투스가 이미 두 번에 걸쳐 멜루와 시소코를 포함시킨 딜을 제시했다. 리버풀은 두 제안을 모두 거부했고 그냥 돈으로만 달라고 요청했다.
많은 팬들은 지난 시즌에 맹활약한 선수를 일 년만에 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나도 정황상 이해를 할 뿐이지 쉽게 납득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감독이 원치 않는다면 떠날 수밖에 없고, 호지슨의 최고 영입이라는 선수마저 보낼 정도로 케니의 리버풀은 강팀이 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리버풀 선수가 된지 일 년도 안 되었지만 주급 인상만 해주면, 리버풀이 새 계약을 제시하기만 하면 10년이고 20년이고 머무르겠다는 충성심 높은 선수를 내치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메이렐레스의 친구는 선수의 현재 심정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하울은 그들이 다른 팀들로부터 큰 돈을 들여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에 정말 불만이 많아요.
"그는 도시를 사랑하고 거기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어요. 하지만 그는 리버풀이 자신을 중요한 선수로 보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아마 맞을 것이다. 리버풀은 하울 메이렐레스가 좋은 선수이고 여러 포지션에서 괜찮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음을 알지만 현재로서는 각 포지션에서 하울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다. 하울은 리버풀에 남아 좋은 백업 선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리버풀은 그럴 정도의 사치를 누릴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선수로서도 후보로 밀리는 것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하울 메이렐레스는 힉스와 질렛 말기의 몰락 직전의 리버풀에서는 훌륭한 선수였지만 펜웨이 스포츠 그룹과 케니 달글리쉬가 만들어갈 미래의 리버풀에서는 좋은 선수들 중 하나일 뿐이다. '리버풀을 위해' 내리는 케니의 결단을 위해 메이렐레스는 아픈 가슴을 안고 앞으로 다른 클럽에서 활약하길 기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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